‘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에게 청와대 기밀 문건을 유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호성(49·사진)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징역 1년6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26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 전 비서관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공범 중 처음으로 나온 대법원 확정판결이다.
재판부는 “대통령 당선인을 위해 중국에 파견할 특사단 추천 의원을 정리한 문건 등은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직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원심과 같이 유출된 청와대 문건 총 47건 중 14건만을 유죄로 인정했다. 앞서 1, 2심은 나머지 33건을 증거수집 과정이 위법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 문건은 검찰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된 증거물 확보 차원에서 최 씨 소유의 미승빌딩을 압수수색해 발견했다. 영장에 기재된 범죄와 관련 없는 문건도 압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1, 2심 재판부는 영장 범위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봤다. 대법원도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에 직간접 증거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하급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 지시를 받고 ‘국무회의 말씀 자료’ 등 비밀 문건 47건을 최 씨에게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불출석한 혐의도 받았다.
대법원은 정 전 비서관과 박 전 대통령의 공모 관계도 인정했다. 정 전 비서관은 그동안 “대통령 뜻에 따라 문건을 최 씨에게 전달한 것은 맞지만, 대통령이 건건이 지시하지 않아 공모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 전 비서관과 대통령 사이에는 직간접적으로 문건의 전달에 관한 암묵적 의사 연락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