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모(49·구속) 씨가 인사 청탁과 관련된 편의를 얻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 보좌관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이 나왔다.

서울경찰청은 드루킹 측근 김모(49·필명 ‘성원’) 씨와 드루킹이 운영한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계 담당 김모(49·필명 ‘파로스’)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진술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드루킹과 성원, 파로스는 지난해 9월 25일 경기 한 음식점에서 김 의원의 보좌관 한모 씨를 만나 500만 원을 전달했다. 드루킹 일당은 봉투에 담은 500만 원을 전자담배 상자와 함께 빨간색 파우치에 넣어 한 씨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파로스와 성원은 “드루킹 지시로 500만 원을 준비했다. 일본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 진행 상황 파악 등 민원 편의를 기대하며 보좌관 활동에 쓰라고 500만 원을 줬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은 지난해 6월 경공모 회원인 A 변호사를 김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다. 그러나 이것이 무산되자 지난 3월 김 의원에게 500만 원 금전거래를 언급하며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 한 씨는 드루킹 구속 직후인 지난 3월 26일 국회 근처 커피숍에서 성원을 만나 500만 원을 돌려주고 영수증을 작성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한 씨는 “그냥 돌려줬다”는 취지로, 성원과 파로스는 “한 씨가 개인 간 채권채무로 하자고 했다”며 상반된 진술을 벌여 경찰은 추가 수사로 금전 거래의 정확한 성격을 가릴 계획이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