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학교·기업 유치 1곳뿐
- 외국인임대주택 무산 위기
- “엉터리 행정… 주거만 육성”
외국인을 위한 최상의 산업과 주거환경을 조성하고자 시작된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가 이름과 달리 국제 기능을 상실해 평범한 신도시로 전락했다. 뚜렷한 고민 없이 우선 짓고 보자는 식의 개발 계획이 이 같은 상황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지국제신도시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동북아시아 경제 중심지로서의 기능을 담당하고자 2003년부터 사업을 추진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 시행을 맡아 639만8271㎡의 면적에 외국교육기관과 국제업무시설 등을 짓는 대형 사업이다. 투입되는 예산만 총 3조1193억 원에 달한다. 현재 1단계 사업은 95% 완료됐으며, 2단계는 지난 1월 대지 개발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 2023년 완성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곳이 ‘국제신도시’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라는 점이다. 우선 글로벌 캠퍼스 타운 추진은 현재 영국 랭커스터대학을 유치한 것이 유일하다. 애초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학(FAU) 부산캠퍼스를 비롯해 연구개발 센터 등을 유치하는 ‘한독 혁신 클러스터 구축사업’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FAU 측이 교수진 확보 등 운영난을 이유로 캠퍼스 철수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외국인임대주택 건립 역시 무산 위기에 놓였다. LH는 사업구역 내 2만9622㎡의 외국인임대주택 건립을 계획했지만 수년째 표류 중이다. 입찰 공고를 냈지만 수요가 없어 한 곳의 기업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현재 일반주택용지로 변경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외국인투자시설 유치 또한 지지부진하다. 현재 사업을 위해 유치한 해외 기업은 미국 치과의료기 업체인 GSC 한 곳에 불과하다. R&D연구센터는 스포츠 브랜드인 데상트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진행 중이다.
국제적 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호텔과 컨벤션 등도 마찬가지다. 2014년 복합용지에 호텔과 컨벤션센터를 짓는 조건으로 투자회사인 MSA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지금까지 확정된 것은 호텔 신라스테이뿐이다.
경제계는 이 같은 상황에 불만을 나타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최수정 부산지역본부장은 “국제신도시에 외국인을 위한 세미나를 열 곳조차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매번 해운대로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외국인이 와도 잘 곳이 없다. 국제신도시는 내국인의 출퇴근을 위한 베드타운인 셈이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애초 외국인 수요를 생각하지 않고 개발을 위해 신도시를 계획한 것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경성대 강동진(도시공학과) 교수는 “국제신도시라면 외국인이 일할 수 있는 시설부터 유치해야 하지만 ‘국제’보다 ‘신도시’에 초점을 맞춘 결과 주거공간만 잔뜩 모이게 됐다”며 “면밀한 계획 없이 도시 개발을 위한 수단으로 ‘국제’라는 타이틀을 활용한 본질이 뒤바뀐 엉터리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명지국제신도시 국제 업무 위한 사업별 추진 사항
사업 내용 |
추진 현황 |
R&D연구센터 유치 |
1곳뿐 (2016년 데상트와 업무협약 체결) |
한독 혁신 클러스터 구축사업 |
2015년 12월 독일대학 캠퍼스 유치하며 시도했으나 무산 |
외국인임대주택 |
2015년 5월 부지매각 입찰공고 냈으나 수요 없어 용도 변경 추진 중 |
외국기업 유치 |
1곳뿐(지난 2월 치기공 의료기기업체 GSC테크와 업무협약 체결) |
※자료 : 부산경제자유구역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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