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 속도전에 관련법도 위반
- 50년간 31조 투입 총편익 0.2 불과
- 감사원 “MB, 위법성 판단 못해
- 정책 책임자, 징계·수사 시효 넘겨”
# 귀 닫은 MB-입 다문 관계 부처
- “보 수심 6m·8억t 물그릇” 상세 지시
- 국토부, 분석 없이 마스터플랜 마련
- 환경부 “보, 수질오염 치유불가” 보고
- 대통령실 ‘조류 표현 삼가’ 요청에
- 보고서서 삭제… 환경영향평가 단축
이명박(MB) 정부 청와대의 4대강 사업 밀어붙이기에 당시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등 관계 부처는 제반 문제점을 알면서도 ‘대통령 통치 차원’이라는 명목에 침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부처는 4대강 마스터플랜 확정 뒤에는 예비타당성 조사 등 관련법 시행령까지 위반하면서 4대강 사업의 속도전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4대강 사업에 50년간 31조 원의 총비용이 들지만, 이에 따른 총편익은 6조6000억 원(0.2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낙동강의 총비용 대비 총편익은 0.08이었다. 그러나 감사원은 이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 추진 지시 자체가 위법했다고 판단할 근거가 없으며, 당시 정책 책임자들에 대한 징계·수사는 시효를 넘겼으므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 실태 점검 및 성과 분석’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 진행한 이번 네 번째 감사는 앞서 세 차례 감사에서 다루지 않은 4대강 사업 결정 과정, 환경영향평가 등 법적 절차 및 사업 집행에 이르기까지 사업 추진 전 과정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 |  |
| 수문을 연 낙동강 창녕함안보. 국제신문DB |
■“최소 수심 6m, 8억t물그릇” 지시
4대강 마스터플랜 수립 과정을 조사하면서 감사원은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관계자들로부터 “이 전 대통령이 운하에 관심이 많았다”는 공통적인 진술을 확보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6월 대운하 사업 중단을 선언한 지 2개월 뒤인 2008년 8월 말 국토부 장관에게 하천정비 사업 추진을 지시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보를 설치하고,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을 5~6m로 굴착하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한반도대운하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장석효 씨의 용역자료를 마스터플랜에 반영할 것 등을 지시했다. 국토부는 처음에는 준설과 보 설치만으로는 수자원 확보의 근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도 최소 수심에 대해 수차례 보고와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정을 반복하다가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들여 ‘낙동강은 최소수심 4~6m, 16개 보를 설치해 총 7억6000만 t의 수자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해 수락받고 4대강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지시가 어떤 근거로 산정됐는지, 지시 내용이 타당한지 등에 대한 기술적인 분석은 없었다.
감사원은 ‘결론적으로 이 전 대통령이 운하를 하려고 4대강 사업을 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전 대통령이 협조해주지 않아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 MB청와대 “조류 표현 삼가해달라”
환경부는 2008년 대통령직 인수위에 “대운하를 건설하면 보 설치로 수질오염 발생 우려가 있고 치유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2009년 3월에는 대통령실에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하면 조류 발생 등 수질오염이 우려된다”고 보고했다. 이후 환경부는 대통령실로부터 조류와 관련된 표현을 삼가해 달라는 등 요청을 받은 뒤에는 조류와 관련된 문안을 보고서에서 삭제하거나 순화시켰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특히 2009년 5월 국립환경과학원이 수질개선 대책을 시행해도 4대강 사업 이후 9개 보 구간에서 조류 농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를 내놓았음에도 환경부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환경부 차원에서 조류 문제를 보고해도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방향을 바꾸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수질개선 기준에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외에도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을 추가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했음에도 4대강 사업의 경우 수질개선 목표를 BOD로만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대한환경공학회에 의뢰한 수질 분석 결과 BOD와 클로로필-a(조류농도)의 경우 개선된 곳과 악화된 곳이 섞여서 나타났고, COD는 낙동강과 영산강에서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의 경우 보를 설치해 물의 체류 기간이 9일에서 100일로 늘어난 게 남조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 4대강 사업 감사·지적 내용 |
첫 번째 감사 2011년 1월 |
‘4대강 살리기 세부계획 수립 및 이행실태 ’발표 (주요 내용:절차적인 부분에 큰 문제 없음) |
~2012년 |
2012년까지 약 3년간 ‘4대강 사업’ 주요 공사 완공 |
두 번째 감사 2013년 1월 |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요 시설물 품질과 수질 관리실태’ 발표 (시설물의 기능과 수질 악화 우려) |
세 번째 감사 2013년 7월 |
‘4대강 살리기 사업 설계·시공 일괄입찰 등 주요계약 집행실태’ 발표 (건설사들의 담합 의혹) |
2015년 |
공정거래위원회, 대대적인 담합 비리 조사에 착수, 1200억 원이 넘는 과징금 부과 |
2017년 5월 |
문재인 대통령, 녹조 발생 우려가 심한 6개 보 상시개방. 사업의 정책 결정 및 집행과정에 대한 감사 지시 |
네 번째 감사 2018년 7월 |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 점검 및 성과분석 ’발표 (MB, “보 설치하고, 물그릇 8억t 늘려라” 지시에 국토교통부, 지시 근거도 모른채 ‘4대강 살리기 마스터 플랜’발표 환경부, 조류농도 증가 예측 결과에도 ‘조류 관련 표현 삼가 달라’는 대통령실 요청 등에 따라 공론화 하지 않고 침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