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허익범 특검에 재소환 되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 김동원 씨의 댓글조작에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2차 조사를 받기위해 9일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김 지사는 “충실히 조사에 협조하고 당당히 수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 입장은 지금도 변함 없다.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본질을 벗어난 조사가 더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는 충실히 조사에 협조한 만큼 하루속히 경남도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다시 한 번 특검에도 정치 특검이 아니라 진실 밝히는 진실 특검 돼주시길 마지막으로 당부 드린다”고 강조했다.

‘드루킹에 자문을 구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분야의 다양한 의견수렴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1차 조사를 마친 이후 특검팀 박상융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특검이 준비한 질문에 대해 조사가 마쳐지지 않았다. 다음에 날짜를 정해 김 지사를 2차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특검은 준비한 질문이 많이 남은 상태에서 조사가 하루 만에 마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지사에게 이런 얘기를 했고 김 지사가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지난 6일 오전 9시25분 출석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7일 새벽 3시 50분께 귀가했다.

조사를 마친 김 지사는 다소 피곤하지만 밝은 표정으로 “충분히 소명했고 소상히 해명했다. 수사에 당당히 임했다”고 했다.

그는 특검이 혐의를 뒷받침하는 유력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유력한 증거나 그런 게 확인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지사에 대한 신문은 14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그는 변호인과 함께 조서 열람에 3시간 50분가량 할애했다.

허익범 특검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고 보고 있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일본 지역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 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 지사는 특검에서 “킹크랩 시연회를 본 기억이 없으며 드루킹이 불법댓글 조작을 하는 줄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드루킹과 인사 추천 문제로 시비한 적은 있지만 그 대가로 지방선거를 도와 달라는 등의 ‘거래’를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1차 수사 기간 60일 중 18일이 남은 특검은 김 지사를 재소환한 뒤 그의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