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6일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된 대법원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한 이래 대법원·법원행정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대법원 예산담당관실과 재무담당관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예산의 신청·집행과 관련한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예산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도록 한 의사결정 주체인 당시 박병대 법원행정처장(대법관), 강형주 행정처 차장, 임종헌 기획조정실장 등 전직 고위 법관의 주거지와 당시 사무실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 영장도 신청했으나 ‘자료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유로 기각됐다.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2015년 일선 법원에 배정된 공보 예산을 불법으로 모아 고위법관 격려금에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예산 신설을 추진하는 단계에서 이미 그 돈을 다른 목적으로 몰래 쓰기로 계획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날 임 전 차장의 후임으로 2015년 8월부터 작년 초까지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현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부장판사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던 2012년 대법원 판결을 뒤집거나 재판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외교부 등과 협의한 정황을 포착하고 ‘재판 거래’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