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 속을 뚫고 홀몸노인의 병원비를 찾아준 경찰이 있다.
5일 오전 10시40분께 부산 동구 좌천동 CJ대한통운 물류창고. 연제경찰서 수영망미2파출소 소속 정원영 경위와 윤영일 경장은 택배 상자와 씨름했다. 특징이라고는 홈쇼핑에 반품하기 위한 신발상자라는 것 외에는 없었다. 이들 곁에서 발만 동동 구르던 안모(74) 씨는 이들이 수백 개의 상자 속에서 1시간여 동안 땀을 흘린 끝에 찾아낸 택배상자를 보자 눈물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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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몸노인이 잃어버린 반품 상자를 찾은 한 부산 동구의 한 물류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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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택배 수색은 새벽에 걸려온 안 씨의 신고 전화로 시작됐다. 울산에서 홀로 사는 안 씨는 병원비를 넣어둔 상자가 사라진 사실을 알고 망연자실하던 차였다. 부족한 형편에 차곡차곡 모은 병원비 296만 원을 넣어둔 신발 상자를 그만 반품해버린 것이다. 부산 수영구에만 있다는 말만 듣고 서둘러 내려온 그는 “제발 도와주세요”라며 신고했다. 이미 택배는 동구의 물류창고로 이동한 뒤였다. 배송지로 출발하면 영영 돈을 되찾을 수 없다는 생각에 이들은 서둘러 창고로 향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안 씨의 택배는 마지막 차에 적재 중이었다. 차량기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차에 실리거나 바닥에 놓인 상자를 확인하기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돈을 되찾을 수 있었다. 안 씨는 “국가 도움을 받아 혼자 겨우 살고 있는데, 급히 병원에 가게 되면 쓰려고 모은 돈”이라며 “막막하고 죽고 싶었는데 찾아줘 고맙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