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임종헌(사진)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검찰에 재소환됐다. 임 전 차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고리로 꼽히는 대법관 등을 겨냥한 검찰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5일 오전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임 전 차장은 “법원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는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제기된 의혹 중 오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고 말하고 검찰에 출석했다.
임 전 차장은 재판 거래와 법관 사찰 등 지금까지 제기된 거의 모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있다. 검찰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재상고심이 대법원에 접수된 직후인 2013년 10월 임 전 차장이 청와대에서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을 만나 향후 소송 방향을 설명하고 법관 해외 파견을 늘려달라고 부탁한 단서를 확보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사건 재판, 박 전 대통령 비선 의료진의 특허소송과 관련해서도 임 전 차장이 청와대와 법원행정처 사이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번 소환 조사에서 임 전 차장이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 수뇌부의 개입을 적극적으로 진술하면 잇따른 영장 기각 등으로 난항을 겪어온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검찰은 이미 양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전직 대법관들을 소환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판사들을 무더기로 소환해 윗선의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검찰은 조사 결과에 따라 임 전 차장의 신병 처리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