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동·신기리 고분군 산성 등
- 2024년까지 잇따라 정비키로
- 고대 양산 역사적성격 규명 기대

경남 양산시가 가야문화권으로 추정되는 북정고분군을 포함한 4개 유적지를 본격적으로 복원하는 사업에 나선다. 현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가야문화권 정비사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고대 양산의 역사적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달 말 발굴조사가 이뤄지는 경남 양산시 북정리 고분군 9호분. 바로 옆에 1990년 발굴조사에서 가야 시대 유물이 출토된 부부총이 위치해 있다. 양산시 제공

시는 가야문화권 유적지로 추정되는 북정리 고분군과 중부동 고분군, 신기리 고분군 및 신기리 산성 등 4곳을 중점 정비·복원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우선 경남발전연구원 역사문화센터에 의뢰해 이달 말부터 북정리 고분군 9호분에 대한 발굴조사에 들어가 오는 12월 초 완료할 예정이다. 내외부 구조와 인근 부부총과의 관계 등을 조사해 5~6세기 양산지역 고분의 성격을 규명할 계획이다.

이 고분의 발굴이 특히 의미가 있는 것은 맞은편 부부총에서 가야 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발견돼 양산의 가야문화권과의 연관성을 확실히 규명하는 데 학술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앞서 1990년 동아대의 양산 북정 고분군 부부총 발굴조사에서는 전반기 석곽묘와 후반기 석실분 등 가야 시대 고분이 발견되는 등 가야와 신라 유물이 함께 출토됐다. 이를 놓고 일부 학자는 부부총이 조성된 5~6세기 이전에는 양산이 가야의 지배하에 있었거나 적어도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해 가야와 신라 양쪽 모두와 교류를 했을 것으로 주장한다.

시는 이번 발굴조사에서 가야 시대와의 연관성을 입증할 확실한 사료가 나오면 비슷한 위치의 이들 4개 유적지가 가야문화권이라는 점을 굳히는 결정적 증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관련 유물과 유적이 부족해 당시 양산이 신라 땅인지 가야 영토인지 의견이 분분한 5~6세기 이전 고대 양산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산과 가야의 연관성은 2010년 이후 양산에서 관련 유물이 잇따라 발굴되면서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는 방향으로 차츰 기울고 있다. 2011년 양산 명동 문화재 발굴에서는 3~4세기 당시 김해 금관가야의 대표 유물인 외절구연배(제사용 특수 토기)와 노형기대 토기가 나왔다.

시는 중부동 고분과 신기리 산성에 대해서도 종합정비계획에 착수하는 등 복원과 정비를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시는 올해 말까지 이들 가야권 유적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비계획을 마련해 국비를 신청, 내년 2월부터 추가 발굴과 부지 매입 등 사업에 착수해 오는 2024년까지 이 사업을 모두 끝낼 방침이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