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행법상 야영 불허 대상 불구
- 시민 야영장 활용 요구 잇따라
- 영도구 “유관기관과 논의할 것”
북항의 전경이 펼쳐진 잔디밭 위로 수십 개의 텐트가 보인다. 아이들은 까르륵 소리를 내며 녹지 위를 뛰어다녔다. 한적한 바다를 향해 어른은 낚싯대를 드리웠다. 적당히 시원한 바람이 분 이날 연인들은 햇볕 아래에서 여유롭게 일광욕을 즐겼다. 지난 21일 부산 영도구 청학동 부산항대교 하부 친수공간에서의 한 장면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풍경 사이사이에는 ‘이곳은 지정된 야영장이 아닙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친수공간 입구에는 텐트에 빗금이 쳐진 형상의 표지판도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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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부산 영도구 청학동 부산항대교 아래 친수공간에 캠핑족이 텐트를 치며 쉬고 있다. |
부산항대교 하부 친수공간은 2016년 7월부터 시민에게 개방됐다. 총면적 2만4493㎡에 잔디밭 면적만 1만5700㎡에 이른다. 최근 캠핑족 사이에서는 떠오르는 야영지로 주목받는다. 텐트를 치기에 딱 좋은 편평한 녹지를 북항이 감싸고 있는 천혜의 야영지이기 때문이다. 해가 진 뒤 부산항대교에 불빛이 들어오면 그 또한 장관이라는 게 캠핑족들의 평가다. 영도구 관계자는 “올해 여름까지만 해도 찾는 이가 적었으나 가을에 접어들고서는 야영객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곳은 친수공간이지 공원이 아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야영할 수 없는 장소다. 쉽게 말해 지정된 야영장과 달리 이곳은 텐트를 치고 화기를 사용하거나 전기 등을 끌어 써선 안 된다. 영도구는 이곳에 관리 요원을 배치해 텐트를 치지 못하도록 계도하고 있다. 관리 요원이 근무하지 않는 주말에는 몰려드는 야영객을 물리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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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
부쩍 늘어난 야영객으로 쓰레기 또한 급증했다. 일주일에 최소 0.5t의 쓰레기가 발생한다. 주말이면 처리되지 않은 쓰레기가 쌓이면서 악취를 풍긴다. 영도구가 지난달부터 이곳에서 야영해선 안 된다는 현수막을 걸게 된 배경이다.
야영객들은 구가 이곳을 본격적인 야영장으로 가꿔주길 바란다. 캠핑족 권모(36·강서구 명지동) 씨는 “해 질 녁 부산항대교에 불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탄성을 지르게 된다. 대지 또한 아이들을 데려오기에 안성맞춤이다”며 “구가 이곳을 야영장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도구 역시 야영객을 수용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곳은 부산해수청이 관리하는 공유수면이라 공원 등으로 지구계획을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영도구 김덕구 해양수산과장은 “야영에 필요한 시설 등을 세워 본격적으로 야영장을 운영하는 방안을 부산해수청과 같이 논의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해수청 해양수산환경과 류지호 공유수면계장은 “영도구에서 야영장 활용과 관련한 계획을 세워 가져오면 요건을 따져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