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화장실 머물다 붙잡히기도
- 학생들 불법카메라 등 불안 호소
- “엄중한 법적용 등 대책 필요”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 이후 부산 대학가에서도 변태 성 문제 사건이 빗발치면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28일 대학교 강의실에 침입해 정액이 묻은 종이를 종이가방에 버리고 달아난 혐의(성적 목적 공공장소 침입 등)로 20대 남성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지난 26일 오후 1시30분께 강의실에 들어와 선물이 든 종이가방에 정액이 묻은 학습지를 넣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학생이 놔두고 간 학습지에 정액을 뿌린 뒤 종이가방 속에 넣었다. 종이가방에 있던 내용물은 같은 건물 화장실에서 발견됐다. 학생처 직원의 신고로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CCTV 화면 분석을 통해 신원을 파악해 주거지 부근에서 A 씨를 검거했다.
이 대학에서는 지난 5일에도 여자화장실에서 20대 남성이 1시간가량 머무는 일이 발생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청소노동자의 신고로 남성은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에는 변태적인 행위를 하거나 불법 카메라를 설치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불법카메라 검사기를 구매하도록 요청했다. 학교는 총 6대의 검사기를 구입했으며 다음 주중에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총학생회장은 “가로등과 CCTV 그리고 비상벨 추가 설치와 학생회관 지문인식기 설치 등 행정적인 방안을 강구했음에도 사건이 연달아 벌어졌다”며 “우리 대학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재발을 막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부산의 또 다른 대학에서도 남성이 여자화장실을 기웃거린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CCTV 분석과 현장 조사를 병행한 결과 불법 카메라 등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학생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1학년에 재학 중인 한 여학생은 “대학 출입을 제한하는 것이 어렵다는 건 알고 있지만 대학에서 이상한 사건이 많다 보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여성인권단체인 살림의 변정희 소장은 “일련의 사건은 여성에게 공포를 주려고 저지른 유치하고 치졸한 혐오 범죄”라며 “사회 부적응자가 벌인 해프닝으로 가볍게 볼 것이 아니라 엄중한 법 적용으로 불안을 키우는 범죄를 단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대 최이숙(사회학) 교수는 “온라인에서만 번져가던 여성혐오 정서가 최근 미투 운동을 계기로 오프라인으로 확장되고 있다. 백래쉬의 일종으로 남성성을 과시하기 위한 범죄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15일 서울 종암경찰서는 동덕여대 캠퍼스에 침입해 나체로 음란행위를 한 혐의(건조물 침입 등)로 박 모(28)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민주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