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일이 가려내기도 쉽지 않아
- 실제적용까지 상당시일 걸릴 듯
부산시가 을숙도대교 출퇴근 차량에 대한 통행료 할인 확대 계획을 보류(국제신문 3일 자 7면 보도)한 데 이어, 시내 유료도로의 출퇴근 할인까지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안인 만큼 일괄적으로 할인할 것이 아니라 할인 목적과 대상을 엄격하게 구분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할인 대상 선별 등에서 행정 낭비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기존 할인 혜택 철회에 따른 반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3일 부산시는 을숙도대교 광안대교 등 시내 유료도로의 출퇴근 시간대 할인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존 정책이 출퇴근 시간대 모든 차량의 요금을 할인해주는 ‘보편적 복지’였다면, 출퇴근 차량에 한해 할인해주는 ‘선별적 복지’로 전환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을숙도대교 할인은 애초 서부산 산업단지 근로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된 정책인데 취지와 달리 모든 통행 차량에 혜택을 주는 보편적 복지로 흐르고 있어 조정할 필요가 있다. 다른 유료도로와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의 이런 방침을 정한 것은 을숙도대교 사례를 통해 통행료 할인 정책의 구멍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현재 을숙도대교는 오전 7~9시, 오후 6~8시에 통행료 1400원(소형차 기준)을 1000원으로 할인하고 있다. 산단 근로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려면 출근 시간대 산단으로 진입하는 차량, 퇴근 시간대 산단에서 빠져나오는 차량에 대해 할인이 제공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양방향 모두 할인해 준다.
시에 따르면 을숙도대교의 출퇴근 시간대 1일 통행량은 양방향 각각 8000~8300대다. 이를 출근 시간대 신평→명지 방향, 퇴근 시간대 명지→신평 방향 등 일방향으로 바꾸면 할인 차량은 각각 5800대로 줄어든다. 하루 약 1만6000대가 혜택을 보던 것을 1만 대로 줄이면 연간 약 6억 원이 절감된다. 출퇴근 요금 할인 금액은 연간 약 13억 원으로, 지금까지는 시가 전액 운영사인 을숙도대교㈜에 보전해줬다.
오거돈 시장 취임 이후 시의 교통정책 방향이 시내 교통량 감소와 미세먼지 저감, 보행권 확보로 옮겨간 것도 할인 재검토의 요인 중 하나다. 유료도로의 통행료 할인 혜택을 늘리는 것이 결과적으로 시내 통행량 증가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퇴근하는 근로자를 일일이 가려내려면 업체별 수요조사 등을 거쳐야 해 실제 적용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제공하고 있는 할인 혜택을 거둬들이는 것이어서 이에 따른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절감한 예산을 통행료 할인 폭을 늘리는 데 쓰거나, 미세먼지 대책을 강화하는 데 쓸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