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억 예산 투입 주민의견 갈려
- 찬성 측 “낙후 이미지 개선 필요”
- 반대 측 “국·시비 확보 불투명”
- 변경요건 해당여부 놓고도 논란
- 구 “소통하며 부작용 적게할 것”
“구 이름을 바꾸는 데 굳이 그 많은 돈을 써야 할까요? 그 돈을 주민들이 필요한 데 쓰는 게 훨씬 나을 것 같은데….”
6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 장을 보러 온 주민 장모(여·47) 씨는 북구가 추진하는 구 명칭 변경 사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곁에 있던 박모(여·45) 씨는 “북구라는 이름이 입에 잘 안 붙는 건 맞다. 다른 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는 이미지도 강해 이름을 바꿀 필요도 있다”며 구의 사업에 찬성했다.
북구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구 명칭을 바꾸기 위한 사업에 나서면서 구와 의회는 물론 주민 사이에서도 찬반 여론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구 명칭 변경을 둘러싼 이견은 지난해 12월 구의회가 사업 예산을 심의(국제신문 지난달 28일 자 7면 보도)할 때부터 불거졌다. 구는 ‘북구’라는 이름이 전하는 어감이 좋지 않아 지역성이 담긴 명칭으로 바꿔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며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관련 예산안 심의를 맡은 북구의회 기획총무위원회는 구의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막대한 예산이 드는 사업에 주민 의견 청취가 부족하다며 구가 올해 편성한 예산 1억88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정명희 구청장의 핵심 공약임을 고려해 1억1000만 원을 되살렸지만 이를 두고도 뒷말이 많았다.
사업 추진에 회의적이거나 반대하는 이들은 구 명칭을 바꾸는 데 20억 원가량의 돈이 드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하지만 구는 올해 편성한 1억1000만 원의 예산을 포함해 사업 홍보비와 공론화 및 여론조사비 명목으로 필요한 4억 원 외에는 모두 국·시비를 확보할 계획인 만큼 구 재정에는 큰 부담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 측에서는 국·시비 확보 가능성이 불투명하고 해당 재원을 주민 복지에 쓰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맞선다.
논란은 또 있다. 지방자치법이 정한 명칭 변경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구는 지방자치법이 정해 놓은 요건은 강제성이 없는 권고 사항이어서 무리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반대 측에서는 ‘이미지 개선’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에서는 또 구 명칭이 바뀌면 주민이나 상인이 명함, 간판 등을 자비를 들여 새로 제작해야 해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야당의 한 구의원은 “의회는 물론 주민 사이에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구가 당장 많은 예산을 투입할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이견을 조율하면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구 관계자는 “사업을 놓고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고 이를 존중한다”며 “앞으로 주민, 의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