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 파격 실용 3대 인사원칙

- 역대 최대 여성간부 10명 발탁
- 건설행정과장·감사담당관 등
- 남성 도맡던 자리에 전진 배치
- 5급 사무관 13명, 4급 직무대리

# 시 주요정책 현안 성과 박차

- 송광행 신공항추진본부장 유임
- 물 등 환경전문가 자리 맞바꿔
- 낙동강본부장·인재개발원장에
- 40대 발령해 조직 활력 꾀해

부산시가 7일 사상 최대 규모의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공정’ ‘파격’ ‘실용’ 등 3대 인사 원칙을 내세운 시는 특정 직렬의 결탁 구조를 깨뜨리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이번 인사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와 함께 이날 ‘엘시티 선물 수수’ 관련자 4명 가운데 2명의 징계를 요청하면서 정현민 행정부시장 등 2명은 징계 요인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정 부시장은 용퇴를 선언했다.
■관행 파괴 위한 대대적 인사

시는 행정직렬 최고위직인 이준승 일자리경제실장(2급)을 기술직렬 최고위직인 도시계획실장으로 발령냈다. 도시계획실장에 행정직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병진 기획관리실장은 “해당 인사는 직렬 간 장벽을 없애고 도시 개발과 환경 분야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발상의 전환을 꾀하려는 것”이라며 “특정 직렬이 장기간 형성했던 부당한 결탁 구조를 과감히 척결하겠다는 민선 7기 시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고 밝혔다.

시는 또 이번 인사에서 김효경 예산총괄팀장, 안경은 서비스산업팀장을 4급으로 승진시킨 것을 비롯해 여성 간부 10명을 전진 배치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여성을 중용한 것이다. 시는 특히 김 팀장과 안 팀장을 그동안 남성이 도맡았던 건설행정과장과 청렴감사담당관으로 각각 발령해 관행 척결의 의지를 내비쳤다. 특별사법경찰과장도 여성인 윤희주 서기관이 맡는다.

시는 김재학 보도지원팀장과 김도남 대중문화산업팀장 등 5급 사무관 13명을 각 실·국의 업무를 총괄하는 4급 주무과장(담당관) 직무대리로 대거 배치해 성과 중심의 인적 쇄신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관문공항·낙동강 등 해결 중책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과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전을 선언한 오거돈 부산시장은 송광행 신공항추진본부장을 유임하고, 시 내부 환경정책 전문가인 이근희 기후환경국장과 송양호 상수도사업본부장의 자리를 사실상 맞바꿨다. 송 본부장은 이번 시 조직 개편의 핵심 직렬인 물정책국의 초대 수장이 됐다. 그동안 퇴직을 앞둔 간부가 주로 맡았던 낙동강관리본부장과 인재개발원장에는 각각 40대의 심재민 시민소통관(3급)과 박동석 기획담당관(4급)을 보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밖에 신설된 물류정책관과 성장전략본부장에는 교육을 마치고 복귀한 박진석, 김기환 부이사관을 각각 임명했다. 이범철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행정자치국장으로, 신창호 복지건강국장은 미래산업국장으로 이동한다.

시는 8일 5급 사무관(팀장급) 이하 인사도 단행한다. 5급 이하 인사 폭은 4급 이상 고위직 인사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산하 공공기관에 직무 역량이 검증된 5, 6급을 대거 배치해 공공기관 혁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엘시티 선물 수수’ 2명 징계

시는 이날 ‘엘시티 선물 수수’ 관련자 4명의 감사 결과 처분 심의회를 열어 비위 정도와 직무 관련성 여부에 따라 2급 고위직 1명은 중징계, 3급 1명은 경징계할 것을 인사위원회에 요구했다. 그 외 정현민 행정부시장 등 2명은 “선물수수 기간 장기 파견 및 교육 등으로 선물 발송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고, 보직 경로상 엘시티 개발 사업과 직무 관련성이 없어 내부 종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부시장은 곧바로 행정안전부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정 부시장은 “(감사 결과 처분 심의 결과) 명예는 회복했지만 시민과 시에 도움이 되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자 퇴임하기로 결심했다”며 “애초 설계한 계획보다 이른 감은 있지만 공직에서 물러나 새 인생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