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센터 없어 보호요청 못해
- 市도 “소관 아니다” 나 몰라라
최근 쇼트트랙 심석희, 유도 신유용 선수 등이 지도자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정부와 체육계가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이와는 달리 실업팀을 운영하는 부산지역 각 구·군은 소속 선수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부산 각 구·군의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 부산진구와 기장군을 제외한 14개 구가 수영·태권도·카누 등 다양한 종목의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동래구 남구 사하구 금정구는 여성팀을, 동구와 연제구는 남녀 혼성팀을 구 소속으로 두고 있다. 북구는 올해 3억5000여만 원의 예산을 여성 유도팀에 배정했으며, 다른 구 역시 적지 않은 예산을 책정해 실업팀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선수 보호·관리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실업팀을 운영하는 14개 구 모두 원활한 팀 운영을 위해 공무원을 담당자로 두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예산 배정 및 집행 확인 등과 같은 기본적 행정 업무만 맡을 뿐 선수 보호·관리는 하지 않고 있다. 선수들 간 또는 코치와 선수 사이 폭행 및 성폭행 피해가 있었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구는 한 곳도 없다. 선수가 피해를 보더라도 이를 알릴 신고센터도 갖춰져 있지 않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구·군 대신 시 또는 시체육회가 대신 실업팀 선수의 보호와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시나 체육회는 난색을 표한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기초지자체 실엄팀 소속 선수들을 시나 체육회가 관리한다면 ‘월권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체육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체육학과 교수 출신의 정희준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기초지자체가 운영하는 실업팀은 필요와 목적에 의해 창단하지만, 팀과 선수에 대한 관리는 귀찮아하는 인상이 강하다”며 “구는 물론 시와 시체육회가 나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는 선수들이 인권 침해는 물론 범죄 피해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관련 당국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사무소 박춘기 조사팀장은 “구·군 체육팀 선수 보호를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구조를 바꿔야 한다. 최근 불거진 ‘체육계 미투’ 사태가 부산에서 발생하지 않으려면 선수들을 대상으로 정기 조사를 하고 신고 및 보호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