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법시스템 개편 급물살 탈 듯
‘사법 농단’ 의혹 핵심으로 24일 구속된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이 이르면 25일부터 검찰에 나가 조사를 받는다. 제왕적 권한을 휘두른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으로 사법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1시58분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를 받는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영장 발부 직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의 6㎡ 독방에 미결수용자 신분으로 수감됐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열흘간 구속 상태에서 수사하고, 필요하면 법원 허가를 받아 열흘 더 연장할 수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늦어도 다음 달 12일까지 조사를 끝내고 100명 넘는 사법 농단 의혹 연루자 가운데 사법 처리 대상을 선별해 일괄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5일부터 양 전 대법원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범죄사실이 40개가 넘을 만큼 혐의가 방대하다. 이에 검찰은 100명 안팎인 전·현직 판사를 소환 조사하며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에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들 민사소송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 ‘재판 거래’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소송 개입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 불법 수집 ▷법관 사찰 및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 개입 ▷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 3억5000만 원 조성 등 혐의를 적용했다.
대법원장의 사법부 사유화가 확인되면서 판사 관료화, 줄 세우기 인사 등 그릇된 사법시스템을 개편하는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검찰 수사에 사실상 협조한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법원 내부의 비난 여론이 극심해지면 그가 추진하는 사법 개혁도 만만찮은 반발에 부닥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