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전국 각급 법원장에게서 ‘판사 블랙리스트’ 기초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인사권을 핵심으로 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한 키우기’에 일선 법원장들까지 동원된 셈이다.
12일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장들은 근무평정표 이외에 소속 판사들이 사법행정을 비판하거나 사법행정에 부담을 준 내용 등을 정리한 ‘인사관리 상황보고’를 2013년부터 해마다 작성했다. 법원장들은 대법원장 신년 인사차 대법원에 방문할 때 이 보고서를 ‘인비(人秘·인사비밀)’라고 적은 봉투에 담아 법원행정처장에게 전달했다. 이 보고서는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처에서 매년 작성된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문건, 즉 ‘사법부 블랙리스트’의 기초자료가 됐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양 전 대법원장 사건을 ‘적시 처리가 필요한 중요 사건’으로 선정하고 형사35부(박남천 부장판사)에 배당했다고 이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과 함께 기소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과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에 가담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같은 재판부에서 심리를 받는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