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 전 허왕후가 인도 출신
- 인연 징표… 도시에 기증은 처음
- 국립수목원 관리뒤 옮겨 심기로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경남 김해시에 불교의 신성목인 ‘석가모니 보리수’ 후계목을 선물했다. 인도 정부가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을 한 도시에 선물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해와 인도의 ‘2000년 인연’이 새삼 주목받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오른쪽)가 방한 첫날인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허성곤 김해시장에게 석가모니 보리수 후계목을 선물한 후 환담하고 있다. 김해시 제공

24일 김해시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한·인도 정상회담차 방한한 첫날인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허성곤 김해시장에게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 한 그루를 선물했다. 이 묘목은 불교 성지 가운데 하나인 인도 비하르주의 보드가야 마하보디 사원에서 가져왔다. 기원전 6세기 이 사원 보리수 아래서 석가모니가 득도했는데, 이번에 선물한 묘목은 이 신성목의 종자로 번식한 것이다.

그간 인도 정부는 한국, 태국 등 8개 나라에 보리수 후계목을 기증했다. 특정 도시에 기증한 것은 김해가 처음이다. 이런 특별 대우를 받게 된 것은 인도와 김해시가 간직한 ‘2000년 인연’ 덕분이다. 삼국유사 가락국기 편을 보면 현재의 김해시에 자리했던 옛 가락국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부인 허황옥은 인도 아유타국 출신이다. 김해시는 허왕후의 고향을 인도 아요디아시로 보고 지난 2000년 자매결연을 했다. 이후 지금까지 해마다 방문 행사를 여는 등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 묘목을 들여오려고 펼친 특급 공수 작전도 관심을 끈다. 우리나라가 겨울인 만큼 아열대 식물인 묘목의 생육에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맞추는 게 관건이었다. 항공기로 묘목을 공수할 때 병해충 유입을 막으려고 뿌리에서 흙을 제거해야 해 온습도를 맞추는 게 쉽지 않지만, 인도 측은 수분이 함유된 솜 등으로 감싸 온습도를 유지했다. 또, 인도 측은 모디 총리가 방한 일주일 전에 묘목을 한국에 들여와 통관 절차를 거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묘목은 경기도 광릉의 국립수목원의 유리온실에서 전문가의 세심한 관리를 받는다. 시는 이후 불암동에 건립을 추진 중인 허왕후 기념공원이나 2단계 가야사 복원사업으로 철거할 김해교육지원청이 있는 자리에 유리 온실을 지어 보리수를 옮겨올 계획이다. 보리수는 다 자라면 높이 30ｍ, 폭이 15ｍ에 달하는 거목이 된다. 향후 보리수는 2000년 전 허왕후와 금관가야를 이어주는 상징으로 김해시의 대표 역사 관광 자원이 될 전망이다.

허성곤 김해 시장은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을 기증해 주신 인도 모디 총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인도와 김해시는 2000년 전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과 허왕후의 혼인으로 맺어진 혈연관계다. 보리수는 2000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우리나라와 인도 간 우호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