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檢 “진술 조작·왜곡 우려” 방어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보석 필요성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26일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
|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보석 여부를 가릴 심문기일에 참석하기 위해 26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현재 구속된 거물급 인사들이 잇따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해 달라고 요구해 법원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 심문기일이 열렸다. 양 전 대법원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흡사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공소장을 만들어 냈다”며 “검찰이 법원을 샅샅이 뒤져 찾아낸 20여만 쪽에 달하는 증거 서류가 장벽처럼 가로막고 있다”고 억울함을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공범이나 현재 수사 중인 전·현직 법관에 부당한 영향을 줘 진술을 조작하거나 왜곡할 우려가 충분하다”며 “기록 검토의 어려움은 다른 수감자들도 겪는 일로, 그런 사유로 보석이 허가된 사례를 찾을 수 없다”고 방어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양 전 대법원장 측이 제출한 의견서 등을 참고해 적절한 시기에 보석 여부를 결정한다.
양 전 대법원장 외에도 다스 비자금 횡령·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1심 징역 15년)과 보수단체 지원을 위한 ‘화이트리스트’ 의혹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1심 징역 1년6월)도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각각 보석과 구속집행정지를 요청한 바 있다.
‘드루킹’ 김동원 씨 일당에게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1심에서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1심 징역 2년)는 이르면 다음 달 초 보석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김 지사 측은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례가 없고, 도정 수행에 차질을 빚는 점 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 지지 세력은 지난 2~23일 15만1091명의 보석 촉구 서명을 받기도 했다.
지역 법조계는 “사안이 민감하고 이들의 구속 이후 사정 변경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춰 보석을 인용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면서도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