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88) 전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39년 만에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 법정에 섰다. 내란죄 등 혐의로 형사 법정에 선 이후 23년 만이다. 전 씨 측은 ‘헬기 사격설’의 진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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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가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으로 11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11일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피고인 전 씨의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 공판이 열렸다. 검찰은 국가기록원 자료와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당시 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객관적 증거를 확보했다며, 전 씨가 허위 내용으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공소사실을 밝혔다.
전 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전 씨가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없었다’고 쓴 회고록 내용의 허위성과 고의성 여부다. 전 씨의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조 신부가 주장한 5월 21일 오후 2시께 광주 불로교 상공에서의 헬기 사격 여부에 대한 증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허위 사실로 사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잘못됐다고 맞섰다. 이날 전 씨는 검찰 모두진술에 앞서 진술거부권을 고지받거나 인정신문을 하는 과정에서 “재판장 말씀을 잘 알아듣지 못하겠다”며 헤드셋을 쓰기도 했다. 부인 이순자 씨는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전 씨와 법정에 동석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