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여고 2곳서 제보 빗발 불구
- 신체 접촉 없으면 처벌 어렵고
- 사립교원 징계 임용권자 권한
- 처벌강화 법안 조속 마련 절실
지난해 학생들의 성희롱·성추행 폭로로 경찰 수사를 받았던 부산 C여고 교사들이 단 한 명도 형사 처벌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스쿨 미투’는 문제가 처음에 불거질 때만 떠들썩할 뿐 이내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일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최근 스쿨 미투가 벌어진 부산 A, B여고(국제신문 지난 20일 자 8면 등 보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지난해 C여고 스쿨 미투 사태 이후 한 교사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수사했지만, 무혐의 처분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교사가 수업 중 잠자는 학생을 깨우려고 손바닥을 지압하듯이 누른 행위를 조사한 결과, 추행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 ‘혐의 없음’으로 종결했다”고 말했다. 이에 부산시교육청과 C여고 측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이 교사에게 ‘경고’ 조치만 했다.
지난해 7월 C여고 학생들은 교사들이 “여자가 밤에 술 마시고 다니면 날 강간하라고 광고하는 것이다” 등 성희롱 발언을 한 건 물론 볼과 입술을 만지는 신체 접촉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시교육청이 조사를 벌여 교사 6명이 연루된 것으로 파악했지만,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거나 학생·학부모의 수사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사태가 흐지부지 마무리됐다.
스쿨 미투 가해자를 처벌할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성희롱은 신체 접촉이 없으면 형사 처벌되는 사례가 드물다. 아동복지법에 근거해 성적 학대 행위를 처벌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처벌 수위가 낮아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법무법인 한올 백혜랑 변호사는 “아동복지법은 성폭력 특화 법이 아니라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그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보호자의 지위가 강한 교사의 성희롱에 대해서는 강력히 처벌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개정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청의 처분도 한계가 있다. 성 관련 비위를 저지르면 국공립 교원은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중징계를 받지만, 사립학교 교원은 징계 권한이 학교 임용권자에게 있다. 사립학교 교원 징계를 국공립 수준으로 맞추는 ‘스쿨 미투법(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하루빨리 시행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