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환자 대거 유출 우려 불식
- 중입자가속기로만 암 치료 불가
- 수술·방사선 의료진 협력 계획
- 시, 29일 관련 산업 협의체 구성
서울대병원이 “중입자가속기 관련 산업을 독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2023년 부산 기장군에서 가동되는 중입자치료센터(사진)를 둘러싸고 주 사업자인 서울대병원이 사업을 독점할 우려(국제신문 지난 3일 자 8면 보도)가 제기된 데 따른 해명이다.
부산시와 기장군은 중입자가속기 도입 이후 지역 암 치료 전문 인력을 키우고, 의료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시는 최근 서울대병원 중입자가속기 사업단이 기장군 중입자치료센터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본 뒤 이같이 말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이 자리에서 지역 병원의 암 치료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애초 시는 4년 뒤 중입자치료센터가 운영되면 지역 암 환자들이 대거 서울대병원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의료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자칫 지역 병원이 중입자치료센터에 침상만 제공하는 ‘숙박 공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왔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사업단은 “중입자치료센터를 지역 병원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실상 중입자가속기만으로 암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지역 병원의 수술, 방사선 의료진과 협력해 센터를 운영한다는 게 사업단의 계획이다. 중입자치료센터를 찾는 암 환자가 인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나 종합병원에서 1차 진료를 받는 식으로 일반 치료와 중입자 치료를 병행하겠다는 뜻이다.
시는 이에 따라 중입자가속기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해외 환자를 유치하는 것은 물론 방사선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 시는 오는 23일 오거돈 시장 주재로 의사회 병원협회 의료관광업체 등과 함께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현안을 논의한다. 또 오는 29일 서울대병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시 기장군 등 4개 기관 협약식에도 지역 병원이 참여한다. 이후 시는 서울대병원과 지역 의료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등이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대병원과 지역 의료계가 상생 방안을 마련해 협의하도록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수도권 의료관광 유치 업체를 상대로 마케팅과 팸 투어도 진행해 역외 환자 유입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중입자가속기는 탄소 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암세포만 파괴하는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기장군에 중입자가속기를 도입하는 사업은 사업자 변경 등 이유로 몇 년간 표류하다가 지난달 29일 주 사업자가 서울대병원으로 변경되면서 속도를 내게 됐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