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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최고 안전도시로 <2> 항만 관리 빈틈을 막자

해사안전감독·관제 강화 … 선박 고장·해양오염 최소화

  • 류민하 기자 skycolor@kookje.co.kr
  •  |   입력 : 2019-04-22 19:59:5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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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해역 5년간 사고 802건
- 추진기·기관손상 충돌 등 순
- 수리 조선소 있는 감천항과
- 묘박지 남외항서 자주 발생

- 해양부, 해수청에 감독관 파견
- 선박 운항관리자 엄격한 지도
- 러 화물선 광안대교 충돌 계기
- 시, 항법 규칙 만들기 등 나서

지난 2월 28일 6000t급 러시아 대형 화물선이 항로를 이탈해 광안대교를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다. 충돌 강도가 좀 더 강했다면 교량 붕괴로 이어져 대형 인명 피해를 불러올 수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다. 대형 선박이 교량을 들이받는 드문 경우 외에도, 드나드는 배가 많은 부산 해역에서는 다양한 해상사고가 발생해왔다.
   
■ 항구도시 부산… 사고도 다양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형 항만이 있는 부산에 입·출항하는 선박의 수는 국내 다른 항만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국내 항만에 입·출항한 선박 37만317척 중 부산항을 오간 배의 수는 전체의 25.6%인 9만4816척으로 전국 1위였다. 2위인 광양(4만8225척), 3위 울산(4만6664척)의 배가량이다. 4위 인천(3만1351척)과 비교하면 3배 수준이다.

   
오가는 배가 많은 만큼 사고도 다양한 유형으로 일어난다. 남해해양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산지역 항만에서는 총 802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고 유형은 추진기 손상 248건, 기관 손상 178건, 충돌 137건 등이다. 해양오염(60건), 선박 화재(56건)도 만만치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좌초, 전복, 침몰은 각각 20건, 13건, 21건 발생했다. 해경 관계자는 “선박이 좌초하면 전복이나 침몰 사고로 발전해 사상자 수가 늘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산 항만 중 사고가 가장 자주 일어나는 곳은 감천항과 남외항이다. 조선소가 있는 감천항에는 수리하러 운반선 등 외국 선박이 자주 출입하면서 해양오염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방파제 앞 수역에서 출입 선박의 횡방향으로 조류가 형성돼 선박들이 고속으로 운항한다는 점도 사고 위험을 높인다.

남외항은 선박이 유류 공급 등을 위해 대기하는 묘박지이만 정박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 북쪽으로 영도와 천마산 등이 바람을 막아주지만, 남동풍이 영도 쪽으로 거세게 불면 닻이 거센 물살에 끌리면서 주묘 사고나 좌초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여기에 정박 시 승선 인원을 최소화하고, 야간 근무자의 부주의나 태만이 겹쳐지면 긴급 상황 때 자체 대응이 지체되기도 한다.

사람과 물자를 대량 수송하는 선박은 한번 사고가 나면 피해가 매우 크다. 2016년 4월 17일 새벽 발생한 ‘오션탱고호’ 기름 유출 사고가 대표적이다. 이날 발생한 갑작스러운 돌풍으로 부산 남외항에서 묘박 중이던 3525t급 자동차 운반선 오션탱고호가 영도구 절영해안까지 밀려왔다. 이 사고로 3만8270ℓ의 기름이 유출돼 인근 어민과 해녀들이 큰 피해를 봤다. 당시 부산해경, 부산해양수산청, 부산시, 해양환경관리공단 등이 방제작업을 완료하는 데 9일이나 걸렸다.

■ 세월호 이후 제도 대폭 개선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해양·선박의 안전과 관련한 제도는 과거보다 훨씬 엄격해졌다. 대표적인 변화는 해사안전감독관 제도 도입이다. 해양수산부 소속의 선박 안전 분야 15년 이상 경력 전문 감독관을 전국 해양수산청에 파견해 연안여객선 선사와 선박을 지도·감독하는 제도다. 그 이전에는 배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선박 운항관리자가 선사 단체인 해운조합 소속이어서 ‘셀프 검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운항관리자의 소속은 공공기관인 선박안전기술공단으로 변경됐으며, 해사안전감독관이 이들 운항관리자들을 다시 한 번 지도·감독하는 구조가 생겼다.

세월호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선박 노후화, 무리한 개조로 인한 복원력 상실 등이 지적되면서 여객·화물 겸용 여객선의 선령 기준이 최대 30년에서 25년으로 강화됐다. 선박 개조도 복원성 기준을 충족하는 범위에서만 가능하게 했다. 300t 이상 연안여객선은 선박의 블랙박스에 해당하는 선박항해기록장치(VDR)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부산시 차원에서도 해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 협소한 수역에 하루 평균 820여 척의 선박이 계류·운항하는데도 관제센터가 없어 ‘관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을 받았던 남항에는 2015년 8월 ‘부산 남항 해상안전센터’가 준공돼 운영중이다. 남항 해상안전센터는 태풍, 선박 통행 장애 등이 발생하면 남항을 이용하는 선박들에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러시아 선박이 광안대교 충돌하는 사고를 계기로 부산의 항만 안전 관리 시스템은 여러 곳에서 빈틈을 노출했다. 부산해양수산청과 부산항만공사가 용호부두의 화물 기능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인근을 ‘강제도선구역’으로 지정해 도선사 승선을 의무화하기로 했지만 뒤늦은 대응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비슷한 사고를 제도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부산의 항만과 교각별 사고 대응 매뉴얼과 항법 규칙을 만드는 일도 과제로 남아 있다.

류민하 기자 skycolor@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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