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대법관 2명도 공모 불인정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정식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이 말한 공소사실의 모든 것은 근거가 없고 어떤 건 정말 소설 속 픽션 같은 이야기”라며 “모든 것을 부인한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 공모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도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고 전 대법관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법관과 행정처장을 지낸 제가 이 자리에 섰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민께 심려를 끼치고 재판부에 부담을 주게 돼 참으로 송구스럽다”며 “이 재판을 통해 그간 잘못 알려진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져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전환점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고 전 대법관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두고 ‘작심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는 “행정처장으로 근무할 당시 대법원장을 보좌하며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사법부가 존립할 수 없다는 ‘무신불립’의 신념으로 지냈는데 공소사실은 제가 이런 소신을 저버린 채 권한을 남용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참담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이어 “양심적·도의적으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겠다는 마음으로 법정에 서려 한다”면서 “선입견을 걷어낸 상태에서 신중하고 냉철하게 판단해달라”고 재판부에 주문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