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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지원 말 3필, 경영권 승계 뇌물”…이재용 재수감 위기

재판 주요 내용과 전망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19-08-29 20:12:01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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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승계작업 묵시적 청탁 판단
- 대법, 박근혜·최순실에 제공액
- 2심보다 50억 원 이상 추가 인정

- 뇌물액 회삿돈에서 지급 ‘횡령죄’
- 징역 3년 초과하면 집유 불가능
- 전액 변제 등은 양형에 유리할 듯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9일 상고심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추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국정 농단’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법원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게 제공한 뇌물액을 원심보다 50억 원 이상 추가로 인정하고, 뇌물을 건네며 ‘삼성그룹 승계 작업’을 위한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판단했다.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 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김명수(왼쪽) 대법원장이 선고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뇌물액 늘어 실형 가능성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정유라에게 준 말과 관련해 사용·처분 권한이 최 씨에게 있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고,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에 대해선 대가성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았다”며 2심 판결을 파기하는 이유를 밝혔다.

2심에서 뇌물이 아니라고 본 정유라 말 3필 구입액 34억 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 원을 뇌물로 봐야 한다는 논리다. 2심이 뇌물로 본 승마 지원 용역대금 36억 원에 더해 추가로 뇌물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대가가 당시 삼성그룹 승계 작업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의 도움으로 판단하고, ‘묵시적 청탁’이 성립한다고 봤다. 앞서 2심은 “승계 작업이라는 ‘부정한 청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같이 판단하면서 파기환송심에서 이 부회장이 다시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2017년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이 부회장은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을 때까지 서울구치소에서 353일간 수감 생활을 했다. 법조계는 대법원 판단이 1심 판결 요지와 거의 유사하다고 본다.

■파기환송심 형량은

뇌물공여죄는 뇌물액수와 상관없이 5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된다. 이 때문에 말 구입액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이 뇌물로 추가 인정되더라도 형량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이 뇌물이 모두 회삿돈에서 지급됐기 때문에 전액 횡령액으로 인정된다는 점이 이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횡령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특경법)’상 횡령죄로 가중처벌된다. 법정형 하한이 징역 3년이다.

이 부회장은 횡령액이 50억 원을 넘으므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다. 특경법은 횡령액이 50억 원 이상이면 ‘징역 5년 이상 유기징역과 무기징역’으로 처벌하도록 한다. 작량감경을 감안하더라도 이 부회장은 여러 범죄 혐의를 적용받아 징역 3년 이상을 선고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러면 집행유예가 불가능해진다.

그렇다고 집행유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횡령액을 모두 변제했고,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점 등은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파기환송심이 시작되면 재판부가 이 부회장을 재구속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한 2심 판결이 취소된 만큼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한 1심 판결 취지에 따라 파기환송심을 구속재판 형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검이나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한다면, 재판부는 직권으로 구속 여부를 판단한다. 다만 이 부회장이 지난해 2월 석방된 후 혐의와 관련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를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특검이나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거나, 청구하더라도 재판부가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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