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상태로 운항을 지시하다가 선박이 요트와 광안대교를 잇따라 들이받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러시아인 선장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최진곤 부장판사)는 24일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5998t) 선장 S(43) 씨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S 씨에게 적용된 혐의 5개 가운데 ‘업무상 과실 선박 파괴’만 무죄로 판단하고, ‘선박 교통사고 도주’를 비롯한 나머지 모두를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요트와의) 1차 충돌 후 ‘박살 났다’는 음성이 항해기록장치(VDR)에 녹음된 점으로 볼 때, S 씨는 사고를 인식하고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경찰에 알리는 등 조처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광안대교는 충돌로 주요 구조물이 손상돼 전문가 의견에 따라 통제됐다”며 업무상 과실로 인한 교통 방해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S 씨는 “(광안대교와의) 2차 충돌 후 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술을 마셨다”며 음주 운항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광안대교 충돌 후 2시간 가까이 지난 뒤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 0.086%는 S 씨 주장에 따라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했을 때 나올 수 없는 수치”라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사고 당시 요트가 자력으로 현장을 빠져나간 점을 들어 선박 파괴 혐의는 무죄로 판결했다.
S 씨는 지난 2월 28일 부산항 용호부두에서 술을 마신 채 비정상적인 출항 지시를 하는 바람에 화물선이 요트와 바지선 들이받아 3명을 다치게 했다. 이후에도 그는 도주 운항을 해 배로 광안대교를 충돌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