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대형 병원 전문의가 환자의 치매 검사를 완료하지도 않고 과거 검사 기록을 베껴 결과를 통보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치매 검사를 하지 않은 채 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허위 진단서 작성, 의료법 위반)로 A병원 의사 B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B 씨는 부산시 지정 전문의료기관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지난해 환자 C 씨를 상대로 치매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도 2016년 검사했던 기록 그대로 진단서를 적은 혐의를 받는다. C 씨는 이 병원에서 2016년과 지난해, 올해 등 3차례에 걸쳐 치매 검사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경찰 등에 따르면 B 씨는 지난해에는 C 씨를 상대로 문진만 했을 뿐 별도 치매 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검사는 간이정신상태검사(MMSE)로, 치매 초기 진단을 위해 시행한다. 관련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1년에 한 번씩 받아야 하는 검사다.
C 씨의 가족은 지난해 검사 결과가 2016년 결과와 똑같은 것을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C 씨는 이 병원에서 진행한 3차례 검사에서 경증 치매 진단을 받았지만, 다른 병원에서 다시 검사했을 때 중증 진단을 받기도 했다고 가족은 설명했다. C 씨의 가족은 “평소 상태를 보면 분명 치매 증상이 심각한데 검사 결과가 계속 경증으로 나와 의문을 품었다”고 말했다.
B 씨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정당하게 결과를 진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아직 기소 전이라 구체적인 수사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A병원 관계자는 “B 씨의 개인적 일이라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자체적으로 조처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