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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로 부산 쇠퇴…청년·기업 ‘수도권 공화국’으로

부산 인구 1985년 35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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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급이탈 1989년부터 순유출
- 서울 인접 수원·성남·용인 정착
- 인프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화
- 특단의 대책 없으면 탈부산 가속

부산에서 김지훈·김지혜 씨가 태어난 1985년. 국제그룹은 해체당했다. 부채 비율이 높은 부실기업이라는 이유였다. 뚱딴지같은 소식이었다. 국제그룹은 부산 제1의 향토기업이었다. 히트 상품 ‘프로스펙스’ 운동화를 만든 국제상사를 비롯해 21개 계열사를 거느린 국내 재계 서열 7위 그룹이었다.

그룹이 무너진 건 경영 실패 같은 자연적 이유가 아니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 씨가 만든 일해재단에 너무 적은 돈을 낸 탓이었다. 전 씨는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로 숨진 이들의 유족을 돕겠다며 재단을 세웠다. 진짜 목적은 기업에서 정치자금을 뜯는 데 있었다. 당시 현대가 낸 돈은 51억5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국제그룹은 5억 원을, 그것도 어음으로 냈다. 정권의 미움을 산 죄로 부산 경제의 주역은 온몸을 찢겼다.

국제그룹이 몰락한 1985년 당시 부산 인구는 351만4798명으로 집계된다. 처음으로 인구 350만 선을 넘었다. 1970년대 부산은 10만 명 이상의 인구 증가세를 보인 해가 7차례에 달했다. 그랬던 부산의 인구 증가세는 1985년을 기점으로 점차 둔화했다.1988년까지 전출·입 인구수가 항상 플러스(+)였던 부산은 이듬해 -6658명을 기록했다. 부산이 사람을 잃기 시작한 해가 바로 1989년이다.

이 역시 자연스러운 결과만은 아니었다. 정부는 부산에 너무 많은 공장과 사람이 몰렸다고 봤다. 정부는 1972년부터 지역기업의 지방세를 5배 중과하고 있었다. 이는 부산 제조업이 완전히 무너진 1995년까지 이어졌다. 여기에 더해 1982년에는 제한정비지역을 지정해 공장 신설을 억제했다. 공장 지을 땅은 매우 비싸졌고, 기업은 부산을 떠나갔다. 부산을 벗어난 기업은 1988년 21곳에서 1989년 99곳으로 늘었다.

이후 모든 사회적 역량은 수도권에 몰렸다. 당장 사람이 그랬다. 경기는 1981년 인천이 직할시로 분리돼 나간 때를 제외하면 줄곧 인구가 늘었다. 성장 동력을 잃은 부산이 인구 내리막을 탄 1989년, 경기는 34만6853명이 증가했다. 한 해에 30만 명 이상이 는 건 사상 처음이었다. 그해 들어선 1기 신도시의 힘이었다. 벌어진 인구 격차는 인프라의 부익부 빈익빈을 불렀다. 서울과의 교통망이 생기자 더 많은 사람이 경기에 몰렸다. 그러자 기업도 수도권으로 옮겨갔다.

부산을 포함한 지역에서 국비를 동원해 대규모 인프라 구축 사업을 하는 건 ‘달나라 이야기’가 됐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검토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같은 돈을 써도 수도권에 써야 혜택을 보는 사람이 많다. 인구 구조상 수도권의 ‘비용 대비 편익(B/C)’이 더 좋을 수밖에 없다. 지역은 자꾸 낡아만 간다. ‘수도권 공화국’에서라야 제대로 된 시민으로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래서 김지훈·김지혜 씨도 그동안 살던 부산을 떠났다. 이들은 특히 경기 수원·성남·용인시로 대거 이동했다. 만 24~32세(2009~2018년) 수원시로 삶터를 옮긴 김지훈·김지혜 씨는 807명이다. 성남시는 502명, 용인시는 442명이다.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대중교통권이 형성된 도시들이다. 여기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같은 광역교통망이 추가되면, 사람은 더욱 몰릴 게 뻔하다.

2023년 개통 예정인 GTX A노선은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서 서울을 통과해 화성시 동탄신도시를 잇는다. 화성시의 서울 접근성이 훨씬 좋아지는 셈이다. 화성시는 이미 2017년 기준 제조업 사업체가 1만822개로, 전국에서 공장이 가장 많은 곳이다. 지난 10년간 부산에서 화성시로 간 김지훈·김지혜 씨는 382명이다. 부산이 대책 없이 손 놓고 있다가는 앞으로 더 많은 김지훈·김지혜 씨가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일을 막지 못할지도 모른다.

권혁범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부산지역 1985년생 경기 이동 
 상위 10개 시 (2009~2018년)

행정구역

인원

행정구역

인원

수원시

807명

안산시

299명

성남시

502명

평택시

275명

용인시

442명

부천시

246명

화성시

382명

안양시

207명

고양시

367명

파주시

18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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