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부, 위자료 지급·해결 권고
- 사측 “우리가 먼저 사용해” 불복
- 다른 주민들도 이전 반대 진정서
부산 북구에서 시내버스의 회차지를 두고 주민과 버스 회사가 수년째 갈등을 빚는다. 주민은 “극심한 소음으로 견디기 힘드니 이전해달라”고 주장하지만 버스 회사는 “30년 전부터 회차지로 쓰던 곳”이라고 반발하는 가운데 법원은 양측의 화해를 권고하는 결정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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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3번 부산 시내버스가 28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동 901번지 일원에서 회차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
부산지법 민사4단독 박주영 부장판사는 A 씨가 버스회사 한창여객에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한창여객이 A 씨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버스 운행으로 발생한 소음으로 A 씨가 생활 이익을 침해당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 A 씨가 침해당한 생활 이익이 가장 보호돼야 할 주거의 평안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자료로 2000만 원을 산정했다”면서 “버스회사는 향후 버스 소음 감소를 위해 운전자 교육과 버스 엔진 점검 등의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관할 관청과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절한 회차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창여객은 이에 불복했고 이의를 제기했다.
양측의 갈등은 A 씨가 이곳으로 이사 온 2013년부터 시작됐다. A 씨는 해당 버스가 종점에 오면 자신의 집 바로 앞에서 회차해 운행하는데 새벽부터 자정까지 10분을 주기로 소음, 진동 등이 발생해 건물에 균열 등이 발생하고 수면 장애를 앓는 등 피해를 호소했다. A 씨는 이와 관련해 부산시, 북구 등에 회차지 변경 민원을 접수하기도 했다. A 씨는 민원신청서에 “버스는 승용차가 없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대중교통이라는 것을 안다. 다만 이 소음에 따른 고통을 다수를 위해 희생하라는 것은 옳지 않다”며 “회차지 변경 등으로 고통받는 주민의 삶을 개선해달라”고 주장했다.
실제 국제신문 취재진이 이날 오후 북구 만덕동 901번지 인근을 현장 취재한 결과 133번 버스가 수십 차례 회차했다. 왕복 1차로로 좁은 도로에 경사까지 있어 버스가 회전을 할 때 굉장한 소음이 생겼다.
이에 대해 한창여객은 A 씨가 이사 오기 전인 1989년부터 이 곳을 회차지로 쓰고 있었다고 말한다. 회사 관계자는 “회차지를 변경하고 싶어도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다. (A 씨 외) 인근 주민은 회차지를 이전하면 불편해진다고 이전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에 따르게 되면 부산 전역에서 버스가 회차하거나 지나는 지역의 주택, 음식점 등에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법원 결정을 에둘러 비판했다.
회사 관계자의 설명대로 인근 주민 723명은 북구에 해당 회차지 이전 반대 진성서를 제출했다. 주민인 60대 남성은 “이곳은 30년 동안 주민이 이용해온 버스 정류장인데 한 사람 때문에 회차지를 변경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버스 정류장이 다른 곳으로 이동되면 주민이 큰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수차례 현장 실사 등을 진행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해당 지역의 도로가 좁아 다른 곳에서 버스를 돌릴 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 개인의 민원도 소중하지만 주민 대다수가 회차지 변경에 반대해 버스 노선을 변경할 명분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