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20년 전 한 동네 살던 청년·노인…지금은 사는 곳 확연히 구분

원도심 45개동 82%가 ‘노초’

  • 권혁범 신심범 기자
  •  |   입력 : 2020-02-02 19:33:23
  •  |   본지 1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1996년 지도의 노란 부분
- 청년·노인 둘 다 많은 동네
- 2019년엔 노란색 확 줄고
- 초록 청년·빨간 노인 분리돼

1995년 부산은 직할시 꼬리표를 뗐다. 중앙정부 직속에서 벗어난 광역시로서 지역자치를 꿈꿨다. 가능할 것 같았다. 그때만 해도 부산에는 미래를 맡길 청년이 넘쳤다. 광역시로서 처음 인구 통계가 작성된 1996년 당시 부산의 239개 동 가운데 노인(만 65세 이상)이 청년(만 18세~34세)보다 많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부산시민 386만67117명 중 청년은 121만167명(31.3%)에 달했다. 노인은 18만5150명(4.8%)에 불과했다. ‘지역 일꾼은 많은데 땅이 좁아 용지난이 심각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첫 인구 통계 시점으로부터 딱 10년 뒤인 2006년, 부산 최초로 노인이 청년보다 많은 동네가 생겼다. 강서구 가덕도동(당시 천가동)이다. 총인구 3122명 중 청년이 631명, 노인이 654명으로 역전됐다. 가덕도동은 신호탄일 뿐이었다. 이런 추세는 부산 전역에서 점차 가팔라졌다. 7년 뒤인 2013년에는 청년이 노인보다 적은 동네가 28곳으로 늘어나더니, 2019년(이하 10월 현재)엔 95개 동으로 대폭 증가했다. 청년 인구 비중은 20.5%(341만8871명 중 70만2232명)까지 떨어졌다. 반면 노인 인구 비중은 18.0%(61만5051명)까지 올랐다. 부산 전반에 ‘노(老)초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급증하는 ‘노초 마을’

원도심의 노초 현상은 심각하다. 2019년 영도구 11개 동 전체에 노인이 청년보다 많이 산다. 동구는 12개 동 중 10곳, 서구는 13개 동 중 9곳, 중구는 9개 동 중 7곳이 노초 마을이다. 원도심 45개 동의 82.2%(37곳)는 청년보다 노인이 많다.

원래부터 그렇지는 않았다. 1996년 영도구 동삼1동엔 청년 1만3170명이 살았다. 부산에서 2번째로 청년이 많은 동네였다. 동삼1동은 원래 사람으로 붐비던 곳이었다. 놀이공원 ‘자유랜드’가 운영되던 시절엔 주말마다 어린이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인근 봉래2동엔 한진중공업도 있다. 하지만 1996년 4만2995명에 달했던 인구는 2019년 2만9659명으로 급감했다. 이 기간 청년도 5646명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그 사이 자유랜드는 2008년 문을 닫았다.

서구 암남동은 국내 최초의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을 품고 있다. 6·25 전쟁 때 이승만 당시 대통령은 이곳에 별장을 두기도 했다. 암남동은 또 ‘덕수빌라’로 대표되는 고급 주택이 즐비한 부촌이었다. 그러나 이젠 옛말이 됐다. 송도해수욕장이 동부산의 다른 해수욕장에 위상을 빼앗긴 데다, 2003년 태풍 ‘매미’로 크게 망가졌다. 1996년에 2만3871명이던 총인구는 태풍 직전인 2002년까지 2만2835명을 유지했다. 하지만 2003~2006년 4년 만에 2601명(-11.4%)을 잃었다. 206개 읍·면·동을 기준으로 1996년 39위(7831명)였던 청년 인구도 2019년 110위(2760명)로 추락했다.
   
1996년/2019년 청년 노년 인구 상위 20개 동
■청년-노인 주거지 분리 가속

청년과 노년이 사는 동네가 분리되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1996년 노인 인구 상위 20개 동 중 17곳이 2019년에도 같은 순위권을 유지(연도별 정확한 비교를 위해 현재 분동된 해운대구 좌1·2·3·4동, 반여1·4동, 우1·3동과 북구 화명1·2·3동, 강서구 명지1·2동을 1996년 기준에 맞춰 1개 동으로 통합해 계산)했다. 노인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 고착되고 있다.

청년 쏠림도 가속화됐다. 1996년 청년 인구 상위 20개 동에 사는 청년은 전체 청년의 18.9%(121만167명 중 22만8286명)다. 이와 비교해 2019년 상위 20개 동에 사는 청년은 전체의 28.2%(70만2232명 중 19만8321명 )를 차지한다. 청년 밀집도가 9.3%포인트 높아졌다. 특정 읍·면·동으로 청년이 몰리는 현상이 심화됐다.

지리정보시스템(GIS)으로 1996년과 2019년 청년·노인 상위 20개 동을 표시해보면, 주거지 분리 현상이 진행되는 사실이 확인된다. 1996년 지도에는 청년과 노인이 동시에 많은 동네(노란색)가 상당수 겹친다. 반면 2019년 지도에는 노란색이 줄어들고 녹색(청년 인구 상위 동)과 빨간색(노인 인구 상위 동)으로 갈라지는 양상이 눈에 띈다. 부산 청년이 지금처럼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사회적 감소’가 계속된다면, 현재 노란색으로 색칠된 동네도 빠르게 빨간색으로 변할 수 있다. 권혁범 신심범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4. 4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5. 5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6. 6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7. 7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8. 8부산이 대륙 끝? 지도 돌려보면 북극항로 시작점
  9. 9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10. 10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3. 3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4. 4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5. 5‘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6. 6“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7. 7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8. 8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9. 9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10. 10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8. 8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9. 9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10. 10[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4. 4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5. 5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6. 6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7. 7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8. 8“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1. 1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4. 4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5. 5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6. 6“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7. 7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8. 8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9. 9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10. 10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기초생활수급비로 홀로 생계…병원비 부담에 치료 막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