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지 못하는 외진 모퉁이 동네였다가 부산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확 바뀐 곳. 1985년생 김지훈·김지혜 씨가 살아온 청년기 궤적을 따라가면 반드시 등장하는 지역. 상경하지 않고 부산에 남은 청년 인구를 급속히 빨아들이는 신도시. 부산 서·동 양쪽 끝에 자리한 강서구 명지동(2018년 1, 2동으로 분동. 연도별 올바른 비교를 위해 1개 동으로 묶어서 계산)과 기장군 정관읍의 현재 모습이다.
그런데 명지동과 정관읍에 정착한 1985년생이 청년을 졸업(만 34세)하기 전 원래 살았던 동네를 추적하면 특이한 점이 눈에 띈다. 부산을 지리상 서쪽과 동쪽으로 나누면 명지동은 서부산, 정관읍은 동부산의 김지훈·김지혜 씨를 대거 흡수했다.
국제신문이 최근 10년(2009~2018년)간 통계청의 부산 시내 인구 이동 마이크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명지동과 정관읍으로 전입한 1985년생의 전출 읍·면·동은 확연히 갈렸다. 서부산과 동부산의 청년이 뒤섞이지 않고, 명지동과 정관읍을 거점으로 양분되는 양상이다.
명지동으로 이사한 김지훈·김지혜 씨는 바로 전 녹산동(123명)에 가장 많이 살았다. 명지동 내부에서 이동한 사례(509명)를 제외하면 부산 206개 읍·면·동 가운데 1위다. 녹산동으로 출근하는 젊은 노동자가 명지동에 집을 구해 정착한 것으로 풀이된다. 녹산동은 부산에서 일자리(2017년 사업체 조사 기준 6만4623개)가 가장 많은 동네다.
녹산동 다음으로는 하단2동(95명) 하단1동(69명) 당리동(62명) 다대1동(49명) 등 순이다. 상위 20위 내 읍·면·동이 모두 강서·사하·사상·북구에 있다. 부산을 서·동으로 나누면 100% 서부산에 자리한 동네다.
반면 정관읍은 동부산 청년을 한꺼번에 모았다. 정관읍으로 삶터를 옮긴 1985년생은 직전 기장읍(127명·내부 이동 784명 제외)에 가장 많이 거주했다. 인근 장안읍(40명)을 비롯해 인접한 구의 남산동(38명) 구서2동(32명) 반여1동(29명) 좌2동(27명)에서도 정관읍으로 전입한 김지훈·김지혜 씨가 많았다.
역시 정관읍으로의 전출자가 많은 상위 20개 읍·면·동을 살펴보면, 전체가 동부산의 기장군과 금정·해운대·연제·남구에 속한 동네다. 명지동과 정반대 흐름이다.
권혁범 신심범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