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부터 구인 문의 줄더니
- 코로나 확진자 나온 후엔 ‘잠잠’
- 하루종일 기다리다 허탕 일수
- 건설·간병인 일자리 일절 없어
- 취약층 감염·생계 불안 ‘2중고’
“코로나19 탓에 일대 식당 절반이 휴점하고 종업원을 내보냈어요. 나온 종업원이 다시 직업소개소를 찾는데 일이 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이 일을 시작한 지 26년째인데 이 정도로 심한 적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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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중구 모 직업소개소가 썰렁한 모습. |
26일 오전 10시 부산 중구 남포동 A 직업소개소. 난로도 켜지 않고 홀로 사무실을 지키고 있던 우 모(여·56) 소장이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우 씨는 “주로 식당, 가사 인력을 소개하는데 지난달부터 구인 문의가 줄어들더니 지금은 전혀 없다. 아침부터 기다리던 구직자 4명을 돌려보내고 퇴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우 소장은 썰렁한 사무실을 한 바퀴 둘러보더니 ‘코로나19로 인해 다음 달 1일까지 휴무. 일하실 분은 전화하라’는 내용의 쪽지를 문 앞에 붙이고 돌아섰다.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는 코로나19에 요식업 등 대면 접촉이 많은 업계 인력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종사자 가운데는 인력소개소 등을 이용하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경제적 취약계층이 많아 이들이 ‘감염 불안’과 ‘생계 불안’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린다는 우려가 높다.
인근 B 직업소개소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박 모(70) 소장은 “평소 15건 정도 일자리를 이어주는데 코로나19 발생 뒤 절반으로 줄더니 첫 부산 확진자가 나온 지난 22일 이후로는 문의가 ‘제로’다. 기다려봤자 일이 없어 구직자에게 연락처를 남겨 놓고 가라고 했다. 소개소를 찾는 분은 대부분이 넉넉한 형편은 아니라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씨와 대화 중에도 구직자 3명이 소개소에 들어섰다. 일자리를 찾는 전화도 이어졌지만 구인 문의는 1건도 없었다.
구직자 임모(여·64) 씨는 “원래는 일주일에 3, 4번은 식당이나 병원에서 일하는데 최근 일주일간 일을 전혀 하지 못했다. 식당에 가봐도 손님이 많지 않은 게 보인다. 혹시나 해서 소개소에 왔는데 허탕 칠 것 같다”고 했다. 구직자 역시 감염 걱정에 시달려 적극적으로 일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60대 남성은 “빠듯한 형편에 코로나19라도 걸리면 큰일 날까 봐 겁이 나 전화로만 문의하다 답답해서 직접 나왔는데 상황은 마찬가지다. 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 소개소에서 라면 한 그릇을 얻어먹었던 적도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국고용서비스협회 박기붕 부산지부장은 “요식업 가사도우미뿐만 아니라 청소, 건설업계도 인력 수요가 없다. 특히 간병은 병원에서 외부 사람은 일절 출입시키지 않아 일자리 소개가 전무한 상태”라며 “일자리 감소 방지를 위해 고용노동부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대책 방안을 논의하자는 움직임이 나온다”고 말했다. 일부 업소는 직원 동의 하에 무급 직을 시행한다. 사상구 주례동의 한 곱창 가게는 “지난 24일부터 2주간 직원 2명에게 휴가를 줬다. 일대 모두 비슷해서 휴점하는 곳이 많은데 조만간 폐업하는 곳도 나올 듯하다. 정부나 시 차원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