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소 기각 집유1년 원심 유지
불법 고래고기 유통업자에게서 사건 청탁을 받고 수백만 원 상당의 술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1, 2심은 피고인의 범행을 비난하면서도 공무원 신분을 잃게 되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해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인다.
부산고법 형사2부(오현규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부산 사상경찰서 경위 A(56) 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고 18일 밝혔다.
판결문을 보면 A 씨는 2018년 6월 초순 근무하던 부산 영도경찰서 입구에서 부산해양경찰서로부터 수산자원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사받던 고래고기 유통업자 B 씨에게서 “형님, 해경에 아는 사람 있습니까, 고래고기 불법 유통 건 때문에 수사받고 있는데 사건이 자꾸 커지는 것 같으니 신경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같은 달 B 씨는 A 씨에게 “친구가 부산진경찰서에서 마약 사건으로 수사받고 있는데 이 사건이 잘 해결되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도 했다.
원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A 씨가 청탁을 받은 직후 두 차례 B 씨로부터 275만 원 상당의 술·성접대를 받은 혐의를 인정했다. 또 한 차례 더 92만 원 상당 술접대를 받고 B 씨의 지갑과 지갑 안에 든 30만 원을 통째로 받은 혐의도 인정했다. 검찰은 A 씨가 B 씨로부터 현금 1800만 원도 받았다고 기소했으나 원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A 씨는 항소심에서 “3회의 술자리는 해경 수사나 마약 수사와 관련이 없어 알선이나 금품수수가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술자리는 B 씨가 피고인을 통해 사건 진행과정 확인 등 편의를 제공받고, 가능하면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해 보고자 하는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B 씨는 불법 유통업체를 운영했을 뿐만 아니라 마약 도박 폭력조직에까지 관여한 우범자로 피고인은 이를 알고도 범죄 첩보를 받는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이미 받았고, (형이 확정되면) 당연퇴직에 더해 퇴직급여와 퇴직연금 등 수급권에서 큰 불이익을 받게 되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정민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