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등 선출직은 대상서 제외
- 반쪽짜리 대책 불과 지적 나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직원 성추행 사건을 겪은 부산시가 시장 직속으로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을 신설한다. 그러나 정작 선출직 공무원인 시장과 구·군수는 시의 성희롱·성폭력 매뉴얼로 처벌할 수 없어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21일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부산시 성인지력 향상 특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
21일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부산시 성인지력 향상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을 시장 직속으로 감사위원회 내에 신설한다. 추진단은 시 본청과 구·군, 공공기관의 관련 사건에 대응하고 예방책을 추진하는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대응 콘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시장 직속인 감사위원회에 추진단을 둬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추진단 신설은 시 조례 개정이 필요해 시의회가 열리는 내달 이후 출범이 가능하다.
시는 또 피해자 중심으로 관련 사건을 처리하고 가해자 처벌 기준을 강화한다. 사건 발생 시 신고 절차, 피해자 보호, 사건조사, 가해자 징계에 이르는 대응 매뉴얼을 피해자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정비한다. 2차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가해자는 전보 직무배제 직위해제 등으로 조처해 피해자와 즉시 분리한다. 성희롱은 최소 감봉 이상(현행 최소 견책), 성폭행은 최소 감봉 이상(현행 최소 정직) 등 법에서 허용하는 최고 수준으로 처벌한다.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도 정비한다. 현재는 직급 구분 없이 연 2시간 성인지 교육을 받지만 앞으로 시의 5급 이상 간부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원은 연 4회 성희롱·성폭력 예방 특별교육을 받아야 한다. 전 직원 대상 교육도 연 4회에서 8회로 확대한다. 공공부문을 넘어 민간부문까지 포괄해 성폭력 총괄 대응을 하고 여성 인권을 향상하기 위해 가칭 ‘부산여성폭력방지종합지원센터’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분원 형태로 설치하는 방안을 여성가족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작 특별대책 수립의 계기가 된 부산시장을 비롯한 구·군수 등 선출직 공무원의 성 비위는 시의 성희롱·성폭력 매뉴얼에 따라 처벌할 수 없다. 시 류제성 감사위원장은 “지방공무원법 징계 규정에 선출직인 정무직 공무원은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시 매뉴얼에 의해 처벌이 불가능하다. 선출직의 성 비위는 사법기관의 처벌과 (오 전 시장의 사퇴와 같은) 정치적 해결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이 시장 직속이라 시장이 성 비위를 저질렀을 때 보고를 받는 주체가 된다는 한계도 있다. 이에 대해 변 권한대행은 “시장이 가해자일 경우 추진단이 시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바로 사법기관에 신고하는 방침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