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막산단 전 업체 폐수 검사
- 상황따라 대상 확대 논의 중
- 환경단체 “근본대책 세워야”
경남 양산 물금취수장 인근에서 발암물질인 1,4-다이옥산이 처음 나온 지(국제신문 지난 21일 자 1면 등 보도) 20여 일이 지났지만 계속 다이옥산이 검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하 낙동강유역청)과 양산시 등이 양산천 인근 산막산단 등을 대상으로 배출원을 집중적으로 찾아내고 있는데도 다이옥산이 양산천을 통해 낙동강으로 계속 흘러들어온다는 의미여서 충격을 더한다.
26일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양산하수처리장 방류수에서 3487㎍/ℓ(먹는 물 기준 50㎍/ℓ)의 다이옥산이 검출됐다. 시상수도사업본부 조사 결과 양산하수처리장 방류수에서는 지난 20일에도 5860㎍/ℓ의 다이옥산이 나왔으며, 22일(5091㎍/ℓ) 23일(6237㎍/ℓ) 24일(2732㎍/ℓ)에도 연이어 검출됐다. 지난 7일 검출량(8000㎍/ℓ)에는 못 미치지만 대량의 유해물질의 계속 나온다는 게 문제다. 양산하수처리장 하류의 호포대교 인근에서도 지난 20일(337㎍/ℓ) 22일(2673㎍/ℓ) 23일(1988㎍/ℓ) 24일(1640㎍/ℓ) 25일(1788㎍/ℓ) 등 꾸준히 나왔다.
물금취수장에서 미량의 다이옥산이 처음 검출된 시점은 지난 2일이다. 시상수도본부는 다이옥산을 포함한 양산천 물이 낙동강 합류지점보다 상류에 있는 물금취수장으로 역류해 이같이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분석한다. 다행히 물금취수장에서는 다이옥산이 지난 5일 이후 나오지 않고 있지만, 역류 현상이 다시 발생한다면 현재도 양산천을 중심으로 다이옥산이 계속 검출되는 만큼 물금취수장으로 다이옥산이 포함된 물이 흘러 들어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부산시민의 식수원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자 낙동강유역청은 지난 22일부터 양산천 인근 산막산단 일대 업체를 대상으로 다이옥산 방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양산시 역시 산막산단 내 업체를 전수조사했다. 이처럼 관계 기관이 다이옥산 검출 업체를 찾기 위해 현미경 조사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다이옥산이 계속 양산천으로 흘러나오고 있다는 뜻이어서 더욱 심각하다.
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정부 조사가 진행되는데도 계속 다이옥산이 검출된다는 점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최대한 빨리 다이옥산 배출원을 찾아 부산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물을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동강유역청 관계자는 “26일 기준 산막산단 27개 업체의 폐수 시료를 채취했고,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조사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경남지역 환경단체는 재발 방지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김해양산·마창진·경남환경운동연합은 26일 공동 성명을 통해 “2009년 대구 다이옥산 파동, 2018년 과불화합물 사건을 겪으면서도 근본적인 대책은 여전히 없다”며 “유해물질이 검출됐을 때 시민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공유하는 절차를 만들고, 하수처리장 방류수에 다이옥산 기준을 마련하는 등 낙동강 원수를 깨끗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부산맑은물범시민대책위원회는 27일 낙동강유역청 앞에서 ‘낙동강 하류 발암물질 1,4-다이옥산 검출 사태 원인규명 및 근본적 대책 수립’ 기자회견을 연다.
김성룡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