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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독감급 유행 땐 비용편익 ‘9’…예타 불필요 입증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청신호

  •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  |   입력 : 2020-06-09 22:37:08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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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적격성 용역 최종보고회
- 감염병 사태 때 공공병원 가치
- 사스급 등 6가지 모델 적용 분석
- 사회적 손실 대응 객관적 수치화
- 경제 숫자놀음 중앙정부에 일침

- 동부산의료원·보험자병원 투트랙
- 시 공공의료벨트 구축 힘 실려

부산 금정구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사업이 비용편익 분석 1.1을 받으면서 부산의료원을 중심으로 서부산의료원과 침례병원(동부산의료원)을 엮는 부산시의 공공의료벨트 구축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수천만 명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독감 모델을 이번 연구에 적용했을 땐 비용편익 분석은 9.0까지 올라갔다.
   
공공병원화가 추진 중인 부산 금정구 침례병원 전경. 국제신문DB
■스페인독감 적용 시 비용편익 9.0

부산시는 9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동부산권 공공병원 확충방안 및 민간투자 적격성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이 용역은 침례병원의 공공병원 전환을 위해 2019년 7월부터 약 11개월 동안 진행됐다. 용역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맡았다.

이번 용역에서는 감염병 사태가 발생했을 때 공공병원의 가치를 6가지 모델을 적용해 분석했다. 감염병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을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한 공공병원이 얼마나 막아낼 수 있느냐를 수치화한 것이다. 용역 결과 비교적 경증으로 분류되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급 감염병의 모델을 적용했을 때 1.1이라는 비용편익이 나왔다. 1918년 전 세계에서 4000만~500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스페인독감급 감염병의 발생을 가정했을 때는 9.0까지 치솟았다. 공공병원이 사회 필수시설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이 9.0이라는 수치 또한 ‘최대한 보수적인 접근’이라고 본다. 만약 한국에 스페인독감에 맞먹는 감염병 사태가 발발하고, 여기에 공공·민간병원이 함께 대응한다고 가정했을 때 공공병원 설립의 비용편익이 9.0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진행형인 코로나19 사태처럼 사실상 공공병원이 홀로 감염병 대응을 떠맡는다면 비용편익 수치는 이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이번 용역 결과는 경제논리를 앞세운 숫자 몇 개로 공공병원의 가치를 판단하려는 중앙정부에 일침을 날린 격”이라며 “비용편익이 9까지 올라간 건 중요한 게 아니다. 사실상 공공병원이 감염병 대응을 전담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비용편익 분석 결과가 100까지 올라간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왜 감염병 모델 넣었나

이번 용역에 감염병 모델을 적용한 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공공병원의 역할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부산은 코로나19 환자의 대다수가 부산의료원에 격리 입원했다. 용역은 코로나19 등 감염병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설이 공공병원이라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애초 지난 3월에 완료할 예정이었던 이번 용역이 감염병 변수를 고려해 6월까지 연기됐다.

연기 배경에는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의 요청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코로나19 등 감염병 상황에서 공공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달라는 공문을 지난해 11월부터 여러 차례 발송했다. 중앙정부는 ‘비용편익 1을 넘길 수 있는 모델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라’고 답변했다. 시가 이번 용역에서 감염병이 발생한 상황을 적용한 비용편익 1을 넘기는 결과를 낸 만큼 정부가 더는 공공병원 설립에 대한 예타 면제를 미룰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시의회 박민성(더불어민주당·동래1) 의원은 ”사실상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예타가 의미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며 “용역결과에서 공공병원 설립의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나왔으니 정부와 정치권이 예타 면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부산시는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전략을 ‘투트랙’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나는 시가 운영하는 동부산의료원으로 만드는 방안이다. 나머지는 건강보험공단이 직영하는 보험자병원 형태로 설립하는 방안이다. 시는 두 가지 모델 모두 공공병원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날 진행된 용역보고회에는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도 참석했다. 시 신제호 복지건강국장은 “중요한 건 시민에게 어떤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침례병원 파산 이후 동부산지역에 심각한 의료공백이 발생한 상황이다. 최적의 방안 마련을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사무국장은 “공공병원이 학교나 도서관 같은 필수시설이라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정부는 전국 시·도에 공공병원이 얼마나 필요한지 조사를 진행하고, 의료공공성 확보를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 침례병원 파산 이후 경과 일지

주요 내용

2017

7

침례병원 파산선고

7

30여 개 지역 시민사회 단체, 침례병원 공공병원 전환 촉구

8

침례병원 공공병원 전환을 위한 부산시민대책위원회 발족

12

침례병원 부동산 매각공고

2018

7

공공병원화 추진 민관공동TF 구성

12

공공병원화 기본계획 연구(부산연구원)

2019

1

침례병원 경매기산일 지정

6

공공병원화 타당성 용역 발주

2020

4

5차 경매 낙찰(유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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