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직접수사 권한 축소를 핵심으로 하는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상호 협력적인 검경 관계를 구축하자는 게 조정안의 취지지만, 검찰은 수사 대상 한정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경찰은 검찰개혁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법무부는 지난 7일 검찰의 직접 수사 가능 범죄를 4급 이상 공무원이나 3000만 원 이상 뇌물 등으로 한정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대통령령 제정안 등을 입법예고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5억 원 이상의 사기·횡령 등 경제 범죄, 5억 원 이상의 알선수재·정치자금 범죄 등으로 제한된다. 법무부는 내년 1월 1일 개정령이 시행되면 검사 직접수사 사건이 연간 5만여 건에서 8000건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봤다. 예고안에는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절차 규정이 신설됐다. 검사는 경찰이 송치하지 않은 사건의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90일 이내에 재수사를 요청해야 하며, 경찰은 재수사 결과 불송치 결정이 타당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재수사 결과서에 그 내용과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법무부는 또 재수사 요청과 불송치가 반복되는 것을 막고자 재수사 요청은 한 번만 가능하도록 했다.
예고안을 놓고 검경은 모두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하다 보면 100만 원짜리 사건이 수억 원짜리 대형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무것도 아닌 범죄에 고위 공직자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경찰청도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령에 대한 유권해석과 개정을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가 독자적으로 가능하도록 한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경찰청은 또 “수사 개시 단계에서 검사가 압수수색 영장만 발부받으면 사건을 경찰에 보낼 필요가 없고, 지방검찰청장이 수사 개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 검찰이 자의적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개정된 검찰청법에는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개 범죄로 한정됐다. 하지만 이번에 마련된 대통령령은 마약 수출입 범죄나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범죄도 검사의 직접수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