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진구에 위치한 병원
- 2010년부터 30~100% 감면
- 최근 보건소에 자문 구했다가
- 환자유인행위 간주 고발 당해
- 형 확정땐 타 의료기관도 파장
- 병원 측 “과도한 대응” 맞고발
병원이 직원과 직원 가족에게 복지 차원에서 제공해 온 본인부담금 할인 혜택을 두고, 보건소가 현행법을 위반했다며 병원을 형사고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같은 직원 혜택은 대다수 병원이 시행 중이어서 형이 확정될 경우 그 여파가 커질 전망이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병원 직원과 직원 가족의 진료비를 감면해주는 등 환자유인행위를 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A병원 간부 등 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 6월 관할 보건소인 부산진구보건소가 해당 의료기관이 영리 목적의 환자 유인행위를 했다고 판단하고 형사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부산진구보건소와 A병원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5월 이 병원은 2010년부터 노사합의에 따라 시행 중인 직원과 그들의 직계가족 의료비 할인을 두고 추가할 절차가 없는지 선제적으로 확인하고자 보건복지부에 자문을 구했다. 병원 측은 복지비 명목으로 별도의 재원을 편성, 그간 직원과 가족에게 본인부담금의 30~100% 감면 혜택을 줬다.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라 의료기관에 내원하는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감면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해당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직원의 복리후생을 위해 감면하는 것을 일률적으로 의료법 위반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직원 감면기준이 의료법 27조 3항 1호에서 허용한 ‘환자의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개별적으로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관할청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병원은 관할 보건소인 부산진구보건소에 관련 서류를 보냈고, 이를 검토한 보건소 측이 관련 법을 위반했다며 병원을 경찰에 고발한 것이다. 부산진구보건소 관계자는 “병원 직원과 그 가족까지 감면 혜택을 주려면 미리 관할 보건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행정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원 측은 구의 대응이 지나치다며 반발한다. 병원 관계자는 “절차를 철저히 지키고자 정부에 질의했고, 답변을 얻어 관할 구청에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의견을 구하는 중 곧바로 형사고발을 당했다”며 “상위기관인 복지부도 일률적으로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안에 관해 설명도 없이 곧바로 고발한 것은 상식을 넘은 의료기관 길들이기”라며 반발한다. 이에 병원은 이달 초 보건소 관계자 2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병원 측은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적발된 것도 아니고, 절차를 묻는 과정에서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고발 조처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병원업계에서는 이 병원과 부산진구청이 최근 복지관 운영권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여 병원 측이 1심에서 승소했는데, 이 때문에 ‘괘씸죄’를 물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분분하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