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발 전 협의 불구 과태료 황당”
- 업계 “할증정책 현실반영 안 돼”
- 시 “엄연한 부당요금 처벌 대상”
부산지역에서 시외로 향하는 택시 요금을 두고 택시운전사와 승객 간 마찰이 끊이지 않는다. 미터기에 찍힌 요금만 내겠다는 승객과 시외 이동에 따른 ‘협의 요금’을 달라는 택시운전사가 다툰다.
택시운전사 A 씨는 지난해 10월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경남 창원시로 승객을 태워 이동했다. A 씨는 택시에 설치된 미터기의 측정 요금보다 5000원 정도 높은 4만5000원을 받았다. 당시 미터기로 측정된 요금은 할증을 포함해 4만 원 정도였다. 이를 확인한 승객은 부산시에 교통불편 신고를 접수했고, A 씨는 과태료 20만 원 처분을 받았다.
A 씨는 “김해공항에서 2, 3시간 기다려 겨우 손님을 한 명 받았다. 애초 승객이 협의된 요금에 동의해 목적지까지 태워줬는데 나중에 신고하니 당황스럽다. 5000원 더 받았다고 20만 원 과태료 처분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하소연했다.
시외 승객이 많은 김해공항이나 부산역 등에서 택시운전사들은 협의된 요금을 받으려고 하지만, 승객들이 이를 거부하며 실랑이가 벌어진다. 부당 요금 등으로 교통불편 신고를 당해 과태료를 부과받은 경험이 있는 택시운전사들은 아예 시외로 이동하는 승객의 탑승을 거절하기도 한다.
관련법에 따르면 택시운전사가 승차 거부를 하면 안 되지만, 시외 승객의 경우는 승차 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 택시운전사가 승객에게서 부당 요금를 받으면 관련법에 따라 ▷1차 과태료 20만 원에 교육 이수 8시간 ▷2차 과태료 20만 원에 택시운전 자격 정지 ▷3차 과태료 60만 원에 택시운전 자격 취소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부산시는 2017년 9월 이후 기본요금(2㎞)을 3300원으로 정했다. 미터기 요금의 20%였던 ‘시외 할증’도 이때 30%로 올랐다. 또 심야(0~4시) 운행 때 시외로 갈 경우 미터기 요금의 40%를 받을 수 있는 ‘복합 할증’도 추가됐다. 하지만 택시업계와 운전사들은 이러한 할증 요금으로는 시외 이동에 따른 영업 손해를 만회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택시운전사 B 씨는 “택시 미터기 측정 요금이 낮아 부산에서 시외로 갈 땐 5000원에서 1만 원 정도는 더 받아야 빈 차로 돌아오더라도 그나마 손해가 없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나아가 요금 인상이 해결책이라는 입장이다.
부산시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2년마다 요금을 점검하게 돼 있지만 통상적으로 4, 5년에 한 번 정도 요금이 오르는 실정이다. 택시 요금이 낮다 보니 협의 요금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면서 “시가 협의 요금에 과태료만 부과할 것이 아니라 이런 현실을 감안해 한 차례 부당 요금 징수 때는 선처 내지는 계도하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미터기 측정 요금이 아닌 ‘협의 요금’ 등은 부당 요금에 해당돼 과태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협의된 요금을 받고 시외로 운행하는 택시 문화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 일부 남아 있다. 이런 경우 양쪽 입장을 다 들어본 뒤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면서 “시외 할증요금 비율이 올랐고, 복합 할증도 적용하는 만큼 부당 요금에 따른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