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신청 핑계대며 링크 보내
- 악성앱 설치 수법 20억 원 편취
- 경찰, 일당 24명 검거 18명 구속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사람에게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겠다”며 접근해 20억 원을 가로챈 해외 전화금융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피해자가 실제 금융기관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에 전화할 수 없게 하는 악성 앱을 몰래 설치하는 등 교묘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은 전화금융사기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24명을 검거해 이 중 총책인 A 씨 등 18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A 씨 등은 중국 후이저우시에 사무실과 숙소를 차려놓고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300여 명에게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20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팀장과 상담원을 모집한 뒤 불법 확보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제2, 3 금융권에 대출이 있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현재 대출을 금리가 더 낮은 상품으로 바꿔 주겠다고 속이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대출을 진행하는 척하면서 피해자에게 인지세나 공탁금이 필요하다며 대포통장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특히 이들은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실제 금융기관에 대출 진행상황을 확인하거나, 경찰 등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것을 막으려고 피해자 휴대전화에 악성 앱을 설치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대출을 하려면 모바일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거나 “휴대전화에 설치된 악성코드를 먼저 삭제해야 한다”면서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인터넷 주소를 전송했다. 또는 택배회사가 물품 반송 처리 확인을 위해 보낸 것처럼 가장한 문자 메시지(사진)를 발송한 뒤 피해자가 메시지 속 주소에 접속하면 몰래 악성 앱이 설치되도록 했다. 이 악성 앱이 설치된 뒤에는 피해자가 실제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에 전화해도 전화가 자동으로 전화금융사기 조직으로 연결됐다. 전화가 오면 금융사기조직은 실제로 대출이 진행되고 있는 척하며 피해자가 사기를 당했다는 의심을 하지 못하게 했다.
경찰은 저금리로 대환해준다는 전화금융사기가 벌어진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해부터 중국 공안과 공조수사를 벌여 중국 현지에서 A 씨를 포함해 조직원 24명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전화를 막는 악성 앱이 등장하는 등 전화금융사기 수법이 날로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 전화상으로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이 돈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으므로, 이런 전화를 받으면 반드시 주변 사람과 상담을 하고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재차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