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41년간 치유 못한 '시월의 恨'…트라우마센터 절실

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 3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진상규명위 피해 400건
- 국제신문 특별취재팀 분석
- 구타·고문 등 피해자 59%
- 외상 후 스트레스 앓는 중
- 6명 인터뷰 … 치유법 모색

“독재타도” “유신철폐”

1979년 10월 아스팔트 위에 피어난 ‘민주화(民主花)’ 부마항쟁. 유신 독재에 맞서 수많은 부산과 마산 시민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났다. 하지만 항쟁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삶이 피폐하게 굴곡진 이들이 있다.
   
부마민주항쟁 기념일 하루전인 15일 부산 금정구 금정문화회관 소전시실에서 열린 ‘부마항쟁의 기억 41년’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부마민주항쟁을 직접 겪은 역사화가 정성길 화백의 작품 13점이 이달 21일까지 전시된다. 김종진 기자

“항쟁 참여 충격으로 자포자기 하며 지내다 술에 취해 파출소에 잡혀갔습니다. 인적사항을 묻길래 ‘가족도 없다. 마음대로 해라’ 했더니 나를 형제복지원으로 보내버렸어요.”(당시 화랑 경영했던 김모 씨)

“경찰에 연행돼 진압봉으로 머리를 심하게 맞고 15P 헌병대 조사를 받으며 뺨을 맞아 머리에 충격과 스트레스가 쌓였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가 빙빙 도는 어지럼증이 심해지고, 자다가 발작성 현기증도 발생해요.”(무직 김모 씨)

“구금 내내 혈뇨를 했어요. 보안대서 물고문을 받고 주동자라고 진술하라는 강요도 받았고요. 스트레스를 이기려 술에 의존했고 최근 심신미약 판정을 받았습니다.”(당시 대학생 이모 씨)

국제신문 특별취재팀은 부마항쟁 발발 41년을 맞아 피해자들의 삶에 돋보기를 들이댄다. 취재팀은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제대로 된 항쟁 기록’에 매진했다. 경찰 피의자 진술 조서 위주로 쓰인 정부의 진상보고서를 부정하고, 실제 항쟁 참여자의 증언을 수집해 항쟁 전개 과정을 생생하게 조명했다.

취재팀은 부마항쟁진상규명위원회가 2013년 6월부터 현재까지 접수한 항쟁 관련 사실·피해 400건을 분석하고 이 가운데 사례별 핵심 증언자 6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했다.

40년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이들 모두 구타·고문 같은 과거의 악몽이 재현되는 ‘항쟁 트라우마(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는 중이다. 박정희 유신정권에 이어 집권한 전두환 신군부의 군홧발에 짓밟히는 국가 폭력으로 ‘마음 속의 암’이 발생했다.

15일 ㈔10·16부마항쟁연구소가 지난해 벌인 ‘부마민주항쟁 관련자 생활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그 심각성이 유추된다. 항쟁 관련자와 유족(88명)의 개인별 스트레스 지수를 파악했더니 26.4%(23명)가 ‘고위험군’에, 32.2%(28명)가 ‘위험군’에 속했다. 절반을 넘는 58.6%가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이들의 심리 치유를 위한 시스템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의 필요성도 크다.

부마항쟁 이듬해 발생한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의 치유를 위해 광주는 2012년부터 트라우마센터를 운영 중이다. ‘1948년 4월’의 아픔을 간직한 제주는 지난 5월 ‘4·3 트라우마센터’를 열어 386명의 관련자가 심리 치료 중이다. 부산에는 지난 4월 ‘형제복지원 피해자 종합지원센터’가 문을 열었지만 대상이 형제복지원 피해자에 한정돼 부마항쟁 피해자를 아우를 수 없다.

부마진상규명위 차성환 위원은 “40년 넘는 시간이 흐르도록 피해자들은 트라우마를 치료해야 할 병으로 여기지 않고 고통 속에서만 살아왔다. 부산 경남지역에 부마항쟁과 형제복지원 등 국가폭력과 구포열차사고 등 사회재난 피해자의 심리를 치유하는 센터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화영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특별취재팀=김화영 박호걸 이준영 김해정 신심범 임동우 김정록 기자, 김민훈 김채호 이석교 PD

※ 국제신문과 부마항쟁진상규명위원회는 1979년 10월 16일 유신정권에 맞서 거리로 나섰던 시민의 목소리를 기다립니다. (051)500-5121(국제신문) (02)2100-1512(부마항쟁진상규명위원회)


부마항쟁 피해사실·진상규명 신고 현황 

연도

부산

마산

진상규명

기타

계

2014

29건

34건

0건

 

63건

2015

34건

33건

15건

 

82건

2016

15건

21건

0건

 

36건

2017

13건

3건

3건

 

19건

2018

16건

15건

4건

 

35건

2019

38건

64건

3건

1건

106건

2020

26건

20건

13건

 

59건

※자료 : 부마항쟁진상규명위원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7. 7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8. 8‘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6. 6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7. 7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8. 8‘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9. 9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10. 10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6. 6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8. 8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연구혁신 부문
  10. 10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5. 5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검찰 기존 사건 90일 간 수사 가능…대규모 사건이관에 현장혼선 우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5. 5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6. 6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7. 7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8. 8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