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내마을 ‘부자촌’ 명소화 앞장
- 與 “영욕의 삶” 野 “혁신의 리더”
- 추모 물결 속 공과 평가 엇갈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호암 이병철 회장의 생가가 있는 경남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장내마을 주민은 25일 이건희 회장의 별세 소식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대구에서 태어난 뒤 할머니의 손에 이끌려 친가인 이곳으로 와서 세 살 때까지 살았다. 선친 생가를 일반에 개방한 인물이 이 회장이다. 코로나19로 개방이 잠시 중단됐지만, 이병철 회장의 생가는 ‘부자촌 탐방’ ‘부잣길 걷기’ 등 지역의 관광명소로 알려지면서 장내마을은 여전히 삼성그룹의 후광을 입고 있다. 장내마을 한 주민은 “이 마을에 이병철 회장이 나고 자란 생가가 있지만, 이를 사들여 보수하고 일반인에 개방해 ‘부자마을’의 명칭을 더하도록 한 사람은 이건희 회장”이라며 “의령 생가를 기억하는 삼성가의 인물이 하나둘 사라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생전 치료를 받던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은 평소 주말 오전과 달리 인파로 북적였다.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이날 오전부터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취재진 수십명이 출입문 주위에 대기했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장례를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은 고인을 애도하는 데에 한목소리를 냈지만 공과에 대해서는 다른 평가를 내렸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던 영욕의 삶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낙연 대표는 페이스북에 “고인은 혁신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끄셨다. 하지만 불투명한 지배구조, 조세 포탈, 정경 유착 같은 그늘도 남기셨다”는 글을 올리며 이 회장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언급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회장을 “국민의 자부심을 높였던 선각자”로 칭하며 추모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가족 빼고 모두 바꾸자’는 파격의 메시지로 삼성을 세계 1등 기업으로 이끈 혁신의 리더”라며 “고인의 진정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경제계의 큰 별이 졌다”고 추모했다.
이민용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