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합원을 피고발인으로 기재 檢 송치
- 고발인들 “수사 결과도 못 믿겠다” 반발
- 내년 검경 수사권 조정법 시행 앞두고
- 경찰 1차 수사 종결권 부작용 목소리
검경 수사권 조정법(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내년 시행을 앞뒀지만, 경찰이 동명이인을 구분하지 못하는 바람에 검찰이 전혀 다른 사람에게 기소 여부 처분을 내리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기본적인 인적 사항조차 확인하지 못한 안일한 수사로 경찰 스스로가 불신을 높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6일 부산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금정구 A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내 일부 조합원이 지난해 7월 조합 정비업체 대표 A(63) 씨 등을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수사해 달라며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경찰은 지난해 해당 사건을 마무리하고 검찰로 송치했고, 검찰은 이달 A 씨가 아니라 경북에 거주하는 동명이인 B(79) 씨에게 불기소 처분 통지서를 발송했다.
전직 경찰이었던 B 씨는 “경찰이나 검찰로부터 한 번도 연락을 받은 적이 없는데 갑자기 나에게 불기소 처분이 나와 당황스럽다”면서 “나도 경찰 생활을 오랫동안 했는데, 피고발인을 조사했다면서 어떻게 동명이인을 구분 못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고발인도 경찰의 실수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발인 C 씨는 “동명이인에게 잘못 처분이 내려진 것을 보면, 경찰 수사 초기 신원 확인부터 잘못된 것”이라면서 “이렇게 나온 수사 결과와 불기소 처분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반발했다.
경찰은 실제로 A 씨를 상대로 조사했지만, 서류상으로 B 씨가 잘못 들어간 실수라고 해명했다. 금정서 관계자는 “피고발인의 수가 10명 정도 된다. 또 다른 피고발인을 통해 정비업체로부터 인적 사항을 받아 기재하는 과정에서 실수한 부분이다. B 씨도 조합원이다”며 “A 씨와는 어떠한 관계도 없다. 잘못된 점을 정정하고 고발인과 B 씨에게도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추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가질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예방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가 입을 모았다. 부산외국어대 정의롬(경찰정보보호학) 교수는 “기초적인 신원 조사에서 실수가 나온 자체가 문제다. 이런 기본적인 것부터 안 되면 자연적으로 1차 수사 종결권을 갖는 경찰에 관한 불신과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경찰의 봐주기식 수사를 우려하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내부 감찰 활동을 강화하는 등 부작용 차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