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
- 목사 “돈 사용처 밝힐 것” 부인
부산지역 한 대형 교회 담임목사가 교회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백억 원대 돈을 대출받은 뒤 은행 이자를 헌금으로 갚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회 집행부가 목사를 고소해 경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이 교회 집행부인 장로 B 씨와 C 씨가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A 목사를 고소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고소인은 A 목사가 교회의 승인 없이 교회 부동산을 이용해 거액의 대출을 받았으며, 이자 일부를 교회 헌금으로 갚았다며 고소장을 냈다.
B 씨에 따르면 교회 내 기념사업회는 ‘복지형 교회’를 설립하기 위해 교회 자금으로 2000년부터 4년간 경남 양산에 7만7557㎡ 규모의 부지를 사들였다. 그런데 A 목사가 이 땅을 담보로 130억 원을 빌렸다가 상환한 뒤 2012년 10월부터 7년 동안 다시 50억 원 이상을 대출받았다는 것이다.
A 목사는 장로 등 19명이 참여하는 최고의결기관 당회의 심의를 거의 받지 않은 채 이 기간 10여 차례 대출을 받았다. 당회는 2017년 경남개발공사가 수용한 산업단지에 이 땅이 포함되면서 명단이 공개되자 대출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 B 씨는 A 목사가 개인 대출에 따른 이자 일부도 교회 헌금으로 충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교회의 연간 헌금은 수십억 원으로 추산된다. 그는 “교회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고 이자를 헌금으로 충당한 정황인데도 A 목사는 헌금 사용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교인들은 A 목사가 1998년부터 2002년 사이 경남 산청군 소재 논밭 2만 ㎡도 교회 자금으로 매입한 뒤, 이 역시 담보로 잡아 당회의 승인 없이 3억 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엔 교회 법인 아파트를 담보로 4900만 원을 대출받았고, 교회 돈으로 이자와 원금을 상환했다는 의혹도 고소장에 담겼다.
A 목사가 교회를 사유화하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이 교회의 한 장로는 “정년이 임박한 A 목사가 최근 공동의회를 열어 담임목사의 정년 연장안을 가결시켰다. A 목사의 아들인 젊은 목사가 후계자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아 우려하는 교인이 많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고소인과 A 목사를 따로 불러들여 사건 경위를 조사했다. A 목사는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며 “교회 돈에 대한 사용 출처가 기재된 자료를 조만간 제출하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신문은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A 목사는 응하지 않았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