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부산 7평 매장으로 시작
- 초기 日 매출 2만 원으로 고전
- 불어나는 적자에 사채까지 손대
- 새벽까지 신메뉴 개발에 매진
- 250개 매장 프랜차이즈로 키워
- ‘다 함께 잘 살자’가 경영모토
- 매장 수 제한해 점주 수입 높여
- 외식업 후배들에게 노하우 전수
- 장학생에겐 창업 자금도 지원
2008년 부산 서면의 23㎡(7평)짜리 매장에서 시작. 2019년 음료업계 브랜드 중 매장당 매출 2위 기록. 현재는 전국에 250여 개 매장을 둔 브랜드로 성장. 버블티로 유명한 부산 토종 브랜드 아마스빈이 이뤄낸 성적표다. 10년 이상 버틴 브랜드가 전체의 1%밖에 되지 않는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아마스빈의 생존은 그 자체로 놀랍다. 최근 이욱기(38) BK컴퍼니 대표를 만나 소위 ‘어깨에 힘 들어갈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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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문을 연 아바스빈이 몇 년 뒤 유명해지자 버블티를 맛보기 위해 몰린 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BK 컴퍼니 제공 |
■고민은 치열하게, 실행은 과감하게
이 대표는 남들보다 일찍 창업을 꿈꿨다. 신문에서 본 한 문장 때문이었다. ‘노동자가 퇴직 전까지 벌 수 있는 돈 총 7억5000만 원’. 이 대표는 “인생이 ‘7억 5000만 원’이라는 한계에 가둬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창업에 관심을 두고 학창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자주 했다”고 말했다. 입대 전 음식점에서 일하다 외식업이 자신의 적성에 맞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공대생이던 그는 동의대 외식산업경영학과로 전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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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욱기 BK컴퍼니 대표 |
“보통 대학생은 학점이나 토익점수 걱정을 하잖아요. 그런데 외식학과 친구들은 ‘어떻게 하면 자신만의 메뉴를 개발해 창업을 할까’를 고민하더라고요. 저는 단지 ‘내 가게 한 곳만 잘 운영하고 싶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한 선배가 한 마디 해줬습니다. ‘외식의 꽃은 프랜차이즈‘라고. 그때 만난 친구들 덕분에 꿈을 더 크고 구체적으로 그려갈 수 있었어요.”
운명이 된 창업 아이템 버블티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시절 만났다. 유명 버블티 가게에서 처음 맛본 뒤 한국에서도 먹히겠다고 생각한 것. 당장 어학공부를 접고 대신 높은 임금을 주는 농장에서 일해 8개월 만에 창업 자금 5000만 원을 모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스물다섯에 ‘아마스빈 1호점’을 차렸다. 젊은, 아닌 어린 나이에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원래 물건 하나를 사도 종일 고민하는 스타일이에요. 당시 대학생 신분이었는데 실패하면 다시는 학교에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어요. 부모님 돈까지 빌려야 했기에 창업하기 전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다만 한번 결정을 내리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어떻게 잘 될까’만 고민하는 편이라 결심한 뒤에는 빨리 자금을 모으고 빠르게 일을 진행했어요.”
■월세 걱정하던 가게가 전국 브랜드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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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서울 등 전국에 250여 개 매장을 둔 아마스빈. BK 컴퍼니 제공 |
현실은 냉혹했다. 아마스빈 1호점의 첫 3일 동안 매출은 하루 평균 2만 원. 이 대표는 “첫날은 그러려니 했는데, 3일째 결국 어머니 앞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다. 사실 하루에 100만 원씩 벌 줄 알고 ‘돈을 어떻게 쓸까’ ‘어떤 차를 탈까’를 상상했는데 현실을 몰랐던 것”이라며 “당시 임대료가 200만 원이었는데, 하루 목표 매출 7만 원을 채우지 못하면 끝이라는 생각에 시달렸다”고 회상했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부모님은 사채까지 끌어다 자금을 조달했다.
이 대표는 당시를 “뼈를 깎는 노력을 했던 시기”라고 했다.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12시간 꼬박 매장에서 일한 뒤 새벽 4시까지는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다시 매장에 돌아와 아침 8시까지 메뉴 개발을 하는 생활을 1년 넘게 이어갔다. 버스비가 아까워 가게에서 불을 켜놓고 새우잠을 자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아마스빈은 ‘불이 꺼지지 않는 카페’로 불렸다. 비인기 메뉴는 없애는 대신 소비자 입맛에 맞는 신메뉴를 내놓자 매장을 찾는 손님이 조금씩 늘었다. 그러던 중 국내에도 버블티 바람이 불면서 아마스빈은 ‘줄 서서 먹는 맛집’이 됐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이 대표의 인생의 슬로건은 ‘부족함이 있어야 채운다’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외식학과를 졸업했고 유명 요리대회에서 우승까지 했으니 일반 자영업자보다 낫겠지’ 하는 오만한 마음이 있었어요. 하지만 현장 경험이 있는 분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었던 거죠. 2년 동안 적자를 내면서 나 자신의 부족함과 돈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스스로, 주위 사람에게 늘 ‘이젠 뭘 채워야 할까’를 되물어요.”
■‘똘똘한 매장 하나’남다른 철학
프랜차이즈 본사의 주요 수입은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가맹비와 수수료. 그래서 매장이 많을수록 본사 이익도 커진다. 하지만 아마스빈은 거꾸로 갔다. 본사와 점주가 상생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점주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가맹점만 늘리는 본사들이 간혹 있는데 절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비싸게 군다’는 오명까지 들어가며 가맹점 수를 적절하게 제한하면서 매장당 평균 매출액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한 곳에서 많이 벌면 본사와 점주가 상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은 옳았다. 2019년 음료업계에서 매장당 매출 2위를 기록하는 브랜드로 자리했고 본사와 점주 간의 관계도 타 브랜드에 비해 끈끈한 편이다.
‘다 함께 잘 살자’는 이 대표의 철학은 지역에도 전해지고 있다. 외식업을 꿈꾸는 후배들이 있는 강연 자리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 간다. 지난해부터는 동의대 외식경영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뽑아 창업 자금, 노하우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실제로 그의 사무실 벽 한쪽이 각종 교육 봉사, 후원을 통해 받은 감사패로 가득 차 있다. 그는 본사도 수도권 대신 14년째 부산에 두고 있다. 설사 부산에서 탄생한 브랜드라 해도 각종 인프라나 인력난 때문에 수도권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것이 보통이다.
“조금만 성공하면 서울로 떠나는 프랜차이즈가 많아요. 그러니 저마저 부산을 떠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부산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향토기업으로 인정받는 것이 저의 또 다른 목표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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