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2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거돈 전 부산시장(국제신문 지난 29일 자 1면 등 보도)이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눈길을 끈다. 판·검사 출신 전관은 물론 전직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간부도 포함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의 변호인은 모두 10명이며 법무법인 부산과 상유, 지석이 변호인단에 포함됐다. 법무법인 부산에서는 정재성(사법연수원 16기) 대표 변호사를 비롯해 최성주(23기), 권혁근(27기) 변호사 등이 나섰다. 지난해 4월 오 전 시장의 불명예 사퇴 때 피해 여직원이 요구한 공식 사과 및 사퇴 공증을 이곳 법인이 맡아 처리했다.
법무법인 부산은 1995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운영한 합동법률사무소의 후신이며, 정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의 조카 사위이자 이곳 법인 대표 변호사를 맡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오 전 시장 캠프에서 인재영입위원장을 지냈다. 최성주, 권혁근 변호사는 모두 부산 민변지부장을 지냈던 인물로, 이들이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고 사퇴한 정치 거물의 변호를 맡은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법무법인 상유에서는 최인석(16기) 대표 변호사 등 3명이 가세했다. 최 변호사는 울산지법원장 출신이며, 수사 과정에서 오 전 시장을 대상으로 한 구속영장 발부를 두 차례나 막아냈다. 특히 지난해 6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는 인정하되 우발적이었다는 취지의 ‘인지 부조화’ 주장으로 관심을 모았다. 상유에서는 최 변호사를 포함해 3명이 변호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법무법인 지석에서는 오 전 시장과 경남고 동문이자 검사장 출신인 조한욱(13기) 대표 변호사 등 3명이 변호인단에 포함됐다. 오 전 시장 재직 시절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때 법률 대리인을 맡았던 조민주 변호사도 가세했다.
오 전 시장은 강제추행과 강제추행 미수, 강제추행 치상, 무고 등 4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공판기일 재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오 전 시장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직원이 1명이 아닌 2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사퇴 9개월 만에 그를 재판에 넘겼다. 또 피해자 가운데 1명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가로세로연구소를 고소한 것 또한 무고 혐의가 인정되는 것으로 보고 기소 내용에 포함했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이 사퇴 시기를 4·15 총선 이후로 조율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분했다. 또 범행 무마 목적으로 피해자의 채용에 영향력을 끼쳤다는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해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사건을 신속하게 살펴 오 전 시장을 엄벌하고, 이를 통해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법원에 촉구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