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법원, 강제키스 혀 절단 사건 56년 만의 재심 청구 “증거없다” 기각

  •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   입력 : 2021-02-18 22:02:00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0대 시절 성폭행에 저항하며 범인의 혀를 깨물었다가 유죄를 선고받은 여성이 50여 년 만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법적 증거 등의 문제로 기각하지만 청구의 가치 만큼은 높이 산다는 이례적 평가를 덧붙였다.

부산지법 형사5부(권기철 부장판사)는 18일 최모(여·75) 씨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1964년 당시 18세였던 최 씨는 그해 5월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노모(당시 21세) 씨에게 저항하던 중 그의 혀를 깨물었다. 노 씨는 혀가 1.5㎝ 절단됐다. 당시 부산지법은 최 씨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를 인정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법원행정처가 1995년 발간한 ‘법원사’에도 소개됐다.

최 씨가 이 판결에 불복한다는 뜻을 밝힐 수 있었던 건 50년 넘는 세월이 지나서였다. 2018년 국내외에서 미투 운동이 불거지는 가운데 그는 ‘여성의전화’와 상담했고, 지난해 5월 재심을 청구했다. 끔찍한 범행에 대항하기 위한 정당방위였던 점을 인정해달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법원은 ‘새로운 증거의 출현’ 여부를 이유로 들어 이를 기각하면서 “청구인이 제시한 증거들을 검토한 결과 무죄 등을 인정할 새로운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가해자 노 씨는 최 씨 주장대로 (혀가 잘렸음에도) 말을 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만, 그의 언어능력에는 실제로 상당한 장애가 발생했다”며 “형법상 중상해죄 구성요건인 ‘불구’의 개념이 신체 조직의 고유한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는 것만을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 최 씨가 재심을 청구한 판결은 ‘발음의 현저한 곤란을 당하는 불구’를 형법상 중상해죄로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이 사건은 정당방위에 관한 법리를 논할 때 언제나 등장하는 사건이다. 바로 그 사건의 당사자가 반세기가 흐른 뒤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달라고 법정에 섰다”며 “청구인의 외침이 헛되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민주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3. 3“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4. 4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5. 5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6. 6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7. 7[국제칼럼]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8. 8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9. 9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10. 10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1. 1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2. 2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3. 3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4. 4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5. 5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6. 6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7. 7‘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8. 8전재수 "지광 스님에게 국제신문 정상화 촉구 서한문 보낼 것"
  9. 9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10. 10[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1. 1부산경실련 “산은 이전 없다는 금융위원장 발언 유감”
  2. 2전기료 밀린 홈플러스…한전 ‘단전 예고’(종합)
  3. 3“관광수익 주민에 환원해야 지역활력”…글로벌 20개 도시 리더들 한목소리
  4. 4BNK금융 3분기 누적순익, 작년보다 19% 감소
  5. 5[한 손 뉴스] S/W 실행 환경 ‘Node.js’, 서버 해킹 보안 취약 경고
  6. 6음악 들으며 북항친수공원 걸어요
  7. 7부산 온 세계 해사인 “안전·친환경 실천”
  8. 8국민은행 해킹 정보유출 119명→2210명 확대(종합)
  9. 9국내 위성기술로 인니 해양환경 관리역량 키운다
  10. 10부산신보 ‘민생안심 협약보증’ 한 달 만에 1000억 돌파
  1. 1“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2. 2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3. 3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4. 4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5. 5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6. 6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7. 7관객 춤췄다고 영업정지 ‘오방가르드’ 두 달만에 재개장(종합)
  8. 8시민단체 ‘국제신문 지키기’ 연대 나섰다…부울경 넘어 수도권 언론도 조명
  9. 9철새도래지 길냥이 급식소 분쟁, 항소심도 “추가 설치 불허 적법”(종합)
  10. 10日 주 20시간法 만들자 알바앱 급성장…편법 단기고용 판쳐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3. 3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4. 4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5. 5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6. 6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7. 7‘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8. 8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9. 9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10. 10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주 13.7시간 노동의 덫
日 주 20시간法 만들자 알바앱 급성장…편법 단기고용 판쳐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