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관리청, 현장에 지침 내려
- 의료계 “남은 분량 부정확 우려”
질병관리청이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1바이알(병)당 접종인원을 현장에서 1, 2명 늘릴 수 있도록 허용했다.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특수 ‘최소 잔여형 주사기’(Low Dead Space·LDS)를 활용하면 화이자 백신의 병당 접종인원은 6명에서 7명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10명에서 11, 12명까지 늘려도 무방하다는 지침을 공지한 것이다. 최소 잔여형 주사기란 버려지는 백신을 최소화하기 위해 피스톤과 바늘 사이의 공간이 거의 없도록 제작된 특수 주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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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지난 2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보건소에서 요양시설 입소자가 접종을 하고 있다. 부산의 우선접종 대상자는 요양병원 187곳과 요양시설 102곳의 만 65세 미만인 입소자·종사자 2만4940명이며, 이 중 접종에 동의한 인원은 93.8%(2만3406명)이다. 사진공동취재단 |
백신 병당 접종인원 수를 이렇게 늘리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이는 백신 폐기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것으로, 접종을 담당한 간호사의 숙련도에 따라서는 한정된 백신으로 접종인원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당국이 제시한 표준 접종방법을 보면 화이자 백신은 0.45㎖의 원액에 1.8㎖의 식염수를 섞어 만들고, 1인당 0.3㎖씩 접종하게 돼 있다. AZ 백신은 1병에 5㎖ 이상의 약이 들어있고 1인당 0.5㎖씩 접종한다. 병 당 표준 접종인원은 화이자 6명, 아스트라제네카 10명으로 정해져 있다. 그런데 두 백신의 초도물량 접종에는 모두 LDS 주사기가 쓰인다. 정해진 1회 접종량을 모두 지킨 경우에도 잔여량이 남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정기현 중앙의료원장은 28일 “전날 화이자 백신을 접종해 본 결과 대부분 병당 (1회 접종용량인) 0.3㎖가 남아 7인분이 나왔다”며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화이자 병당 접종인원이 6명에서 7명으로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접종자는 산술적으로 16.7% 늘어날 수 있다. AZ 접종인원이 10명에서 11, 12명으로 늘면 접종자가 10~20% 증가하는 효과가 생긴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이런 제안이 현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버리는 백신의 양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7번째’ 분량이 충분치 못할 가능성, 업무가 과도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페이스북에 “7번째 분량은 앞서 6명 분량이 부정확하게 추출된 경우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며 “6명을 접종하고 남은 분량이 0.3㎖ 아닌지를 눈으로 알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병당 접종자 수를 최대로 고정해 놓고 백신 접종을 진행하면 안 된다”며 “현장이 너무 빡빡하게 돌아가면 오류가 생기기 마련이고 높아지는 피로는 또 다른 사고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