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부산 울산 경남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과 ‘2030 월드엑스포’ 유치가 속도를 내게 됐다. 가덕신공항, 2030 월드엑스포, 동남권 메가시티는 효과적으로 연계되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들 3대 초대형 사업의 성공은 부울경이 수도권 일극주의에 맞설 수 있는 ‘티핑포인트’(어떤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한순간 폭발하는 지점을 의미)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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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22일 부산에서 열린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제7회 국제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국제신문DB |
#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에 필수
- 공항에 320억 달러 들인 두바이
- 국제공항 갖췄던 이탈리아·중국
- 엑스포 유치할 수 있었던 비결
- 2029년 신공항, 2030년 엑스포
- 부산으로선 가장 좋은 시나리오
- 기재부 예타 면제 반대 등 과제
가덕신공항 건설이 지난달 26일 특별법 제정에 힘입어 사전 절차 단축 등 ‘패스트 트랙’ 과정을 밟게 됐다. 이는 부산의 또 다른 숙원 사업인 ‘2030 월드엑스포’ 유치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이 현실화된 데 이어 건설 속도도 빨라지는 만큼 부산의 도시 경쟁력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 사회를 향한 정부와 부산시의 유치 활동에 탄력이 붙게 됐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2030 부산 월드엑스포의 유치계획서를 내년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제출한다. 이후 BIE는 2023년 2월부터 4월까지 부산 등 엑스포 유치에 도전장을 던진 주요 국가(도시)를 대상으로 현지 실사를 진행한다. 개최지가 확정되는 시기는 2023년 11월이지만, 사실상 현지 실사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엑스포 유치의 최대 관건으로 ‘관문공항 건설’을 꼽는다. 관문공항이 구축돼야 해외 관람객의 부산 접근성이 확보되고, 이는 곧 부산의 도시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BIE 현지 실사 때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성근 ‘2030 월드엑스포 부산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은 “김해공항만으로 교통·물류 인프라 등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없다”며 “특별법 통과로 관문공항 건설이 가능해진 만큼 엑스포 유치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울산시 경남도가 지난해 공동으로 작성한 ‘가덕도 신공항 추진안’에 따르면 가덕신공항 건설 기간은 사전 절차를 포함해 약 9년으로 추산됐다. 엑스포 개최 1년 전인 2029년 개항을 목표로 한다. 이는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등의 면제를 전제로 추산한 것이다. 특별법 제정으로 예타 면제 등 패스트 트랙 기반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 가덕신공항 건설이 탄력을 받으면 BIE 실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월드엑스포 유치와 관문공항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두바이 알막툼(Al Maktoum) 국제공항이 대표적인 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이 공항은 2010년 6월 개장(화물기 기준)한 뒤 물류·상업·주거·항공단지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2014년 두바이 정부는 ‘2020년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공항 확장 공사를 추진했다. 당시 발표된 사업비는 320억 달러에 달했다.
오 위원장은 “두바이가 2020 월드엑스포 유치에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알막툼 국제공항”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던 2020 두바이 월드엑스포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0월로 연기됐다. 이 밖에도 2010년 중국 상하이 월드엑스포 때에는 푸동(Pudong) 국제공항이, 2015년 이탈리아 밀라노 월드엑스포 당시에는 말펜사(Malpensa) 국제공항이 관문공항 역할을 했다.
다만 기획재정부가 ‘가덕신공항 예타 면제’에 반대하는 것은 신속한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가덕신공항 건설이 빠르게 진행된다고 해도, 엑스포 개최 예정 부지(부산항 북항 일원)에 있는 군 시설 이전 문제와 북항 재개발 사업 신속 추진 등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석주 기자
# 동남권 메가시티의 대동맥
- 부울경 도시 기능적으로 연계
- 어디서든 가덕 1시간 내 연결
- 교통망 확충이 메가시티 핵심
- 대심도 GTX·창원산업선 등
- 남부권 산업벨트 강화 가시화
- 국토 균형발전 핵심 인프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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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부산 부전역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해 열차에 랩핑 된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계기로 동남권 메가시티 조성이 본격화하고, 관련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동남권에서 가덕신공항까지 1시간 이내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신공항 배후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연계 교통망 구축이 필수 요소라는 점에서다. 신공항을 편리하게 오갈 수 있는 광역접근망이 갖춰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동남권 메가시티의 대동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까닭이다.
더욱이 가덕신공항 기반의 광역교통 네트워크는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는 동남권 균형발전의 핵심 인프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공항·항만·철도의 ‘트라이 포트’ 구축으로 남부권 산업벨트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김해 소상인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가덕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따라 경남과 부산, 울산이 하나의 도시처럼 엮이게 될 것이다”고 언급한 대목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신공항 건설과 메가시티 조성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아직 구상단계임을 전제로, 가덕도~녹산산업단지 및 가덕도~경남 진해 웅동의 철도 건설이 국토교통부 사업계획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웅동~경남도청의 산 밑으로 터널을 뚫어 경남도청과 부산이 지하철로 연결되는 시대를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동남권 메가시티는 부울경의 도시를 기능적으로 연계해 동남권을 단일 생활·경제·문화 공동체로 만드는 것인 만큼, 교통망 확충은 메가시티 조성의 촉매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달 25일 발표한 메가시티 전략이 관심을 모은다. 울산~부산~경남을 잇는 전동열차와 동남권 대순환 철도, 동남권 어디에서든 가덕신공항까지 1시간 내 갈 수 있는 대심도 GTX(광역급행철도)를 건설하자는 내용이다. 특히 기체가 수면 1~5m 위를 비행하는 운송수단인 위그선 도입의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위그선으로 가덕신공항과 호남을 연결하자는 주장인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창원산업선(54.9㎞) 철도 건설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서대구역~대구국가산업단지 산업철도 건설사업 추진과 직접 관련돼 있다. 즉, 대구산단에서 끝나게 돼 있는 이 철도를 경남 창녕~함안~창원까지 연장하자는 것이다. 이들 3개 자치단체는 최근 국토부를 방문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에 창원산업선 신설을 반영해 달라는 공동 건의문을 전달했다. 현재 대구~창녕~함안~창원에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산업단지가 산재해 있다. 그런데 이들 산단의 제품 수송 등 물류는 고속도로에 대부분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태에서 창원산업선이 신설되면, 철도를 통해 부산신항까지 각종 물류 수송이 가능해지고,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을 아우르는 동남권 메가시티 순환철도망을 완성할 수 있다. 그런 만큼 국토부가 이를 수용해 국가철도망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동남권 광역철도를 정부의 대도시권광역교통 시행계획 등 상위계획에 반영하고 운영비의 국비 지원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구시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