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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관습헌법’ 이유로 2004년 행정수도 이전 막아

헌법 균형발전 조항 등 등한시, 재판관 관사 제공도 지역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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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을 보면 전문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부터 시작해 전체 10개 장 가운데 1개 장인 8장을 별도의 ‘지방자치’로 두는 등 서울과 지방 간 바람직한 관계를 규정하는 조항이 적지 않다. 지역균형발전은 헌법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헌법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기 일쑤다.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은 서울과 지방 간 불평등 실태의 예로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4년 지방에서도 정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수도를 이전하는 법률(행정수도 이전특별법)까지 만들었지만 헌법재판소는 헌법 조문에도 없는 ‘관습헌법’이라는 이상한 개념을 만들어 8대 1로 위헌 결정을 내리고 수도 이전을 좌초시켰다”고 설명했다. 당시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은 “경국대전에는 한성부가 경도, 즉 서울을 관장한다고 명시해 한성이 수도의 지위를 500년간 유지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헌재가 수도 이전을 막기 위해 성문헌법체제에서 관습헌법을 들이댄 것을 두고 정치권과 학계는 물론 국민 사이에도 논란이 일었다. 수도를 이전하려면 헌법이 아닌 경국대전을 개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나 더. 김 전 헌법재판관은 2006년 9월 창원지법원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지역 출신으로 처음 헌법재판관으로 발탁됐다. 그는 부산에 살던 집을 팔아도 서울 전셋값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서울에 근무하던 판사가 지방에 발령나면 관사에서 생활하지 않느냐”며 헌재에 관사를 요구했더니 ‘전례가 없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결국, 관사를 얻기는 했지만 헌재의 지방에 대한 인식의 단면을 보여주는 씁쓸한 대목이다.

◇ 헌법 지방자치와 국가균형발전 조항

전문: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11조 ①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8장 지방자치

117조 ①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

②지방자치단체의 종류는 법률로 정한다.

118조 ①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둔다.

②지방의회의 조직·권한·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임방법 기타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9장 경제

119조 ②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을 위해…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122조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123조 ②국가는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

오상준 편집국장 letitb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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